네슬레의 1백30년 역사는 독일 출신의 한 약사가 스위스 베베라는 작은
도시에 찾아들면서 시작된다.

1843년 29세의 헨리 네슬레가 베베로 이주했을 당시 스위스의 유아사망률이
매우 높았다.

1 세미만의 유아 5명중 1명이 모유부족 등으로 죽어간다는 현실은 네슬레
에게는 큰 고통이었다.

하루빨리 모유를 대신할 유아식을 개발해야만 했다.

약사인 네슬레는 밀을 비롯한 각종 곡물류 우유 설탕 등을 알맞게 배합하는
시도를 여러차례 거듭한 끝에 유아들에게 가장 잘 맞는 유아식을 개발해냈다.

세계 최초의 이 유아식을 처음으로 맛본 아이는 이웃집의 미숙아.

모유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던 이 아이는 이미 의사들로부터 가망이
없다는 사망선고를 받아놓은 상태였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아이의 부모는 네슬레
유아식을 찾았고 아이는 의외로 잘 받아먹었다.

네슬레의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네슬레는 제품개발후 4개월만에 유럽 5개국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마케팅의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제품에 회사로고를 새겨넣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자신의 이름(네슬레는 독일어로 작은 둥지라는 뜻)을 이미지화해 새의
둥지를 로고로 만들었다.

어미새가 둥지에 있는 새끼들에게 먹이를 물어다주는 모습의 이 회사로고는
네슬레의 기업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게 시작한 네슬레는 오늘날 각종 유제품 커피 아이스크림 초콜릿 생수
냉동식품 애견용 식품 화장품 의약품 건강식품 등 수없이 많은 제품을 생산
하는 연간 매출규모 4백억달러가 넘는 스위스 최대기업이자 세계 최대 식품
회사로 성장했다.

네슬레는 현재 스위스 본사를 중심으로 전세계적으로 4백89개의 공장과
22만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다.

네슬레는 제품의 98%를 스위스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전체 종업원의 97%인 21만명이 현지인으로 구성돼 있을 정도로 현지화가
잘된 기업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