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사회에서도 명문학교 진학을 위한 과외가 성행한다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호주에서는 과외학원이 이제 전혀 낯선 풍경이 아니다.

현지 한인들이 처음 세운 이 학원들은 상당수 백인들이 등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3만여명의 한국인들이 살고있는 시드니.

이곳에만 6개의 과외학원이 있다.

처음 이들이 생길때만해도 고객 거의 전부가 한인들이었으나 지금은
판도가 달라졌다.

9백명의 등록학생이 있는 한 학원의 경우 한인 비율은 20%에 불과한 반면
백인계가 10%이고 나머지는 중국 인도 베트남계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백인계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호주 사회에선 찾아보기 어려웠던 일류학교 일류학과 입학을 위한 과외가
새로운 풍조로 자리잡아 가는 것이다.

교사는 대부분 호주 고등학교 선생들.

이처럼 백인 비율이 느는 것은 호주에서도 명문학교에 입학하려면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하기 때문.

호주에는 공립고등학교중 셀렉티브 스쿨이라는 특수학교가 엘리트 학교로
꼽히며 사립학교중에선 종교재단이 운영하는 학교중에 명문이 많다.

한편 이런 과외 열풍에 따라 중국 베트남인 사회에도 과외학원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또 주로 개인교수를 소개해 주는 것이 주업무였던 백인이 경영하는 과외
학원들도 점차 교실을 차려 놓고 공부를 가르치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

< 시드니=김삼오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