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의 초강세 신드롬이 전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지금 달러화에 대한
자국화폐의 가치상승을 막기위해 고심하는 국가가 있다.

중국이 바로 그 장본인이다.

94년초만해도 위엔(원) 가치는 달러당 8.65위엔선을 웃돌았으나 이후
외환보유고의 급증등으로 강세기조를 지속, 올들어 8.30위엔선이 붕괴됐다.

중국정부는 지난 3일 위엔(원)이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미달러화에 대해
29개월만에 최고치인 8.2829위엔까지 치솟자 급기야는 통화안정을 위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수출경쟁국인 동남아국가들의 통화가치가 달러에 대해 폭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위엔의 가치상승은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국은 그 대응책의 하나로 다음날인 4일 국내외 기업의 외환보유 규제를
완화했다.

국내기업과 해외투자자들이 중국내 외화표시 주식매매를 위한 구좌개설을
허용, 위엔강세의 주요요인중 하나인 외환보유고를 줄이겠다는 전략이었다.

실제로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무역흑자및 외국인투자 증가에 힘입어 현재
1천3백4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홍콩이 갖고 있는 외환보유고를 합치면 2천2백억달러 상당으로 일본과
비슷하며 우리나라의 7배를 넘는 엄청난 규모이다.

국제 외환투기꾼들이 홍콩시장에서 작전을 펴자 보유외환을 풀어 이를
방어하겠다고 선언한 중국정부의 선전포고는 단순한 "호언"이 아닌 셈이다.

리펑(이붕)총리가 얼마전 홍콩달러의 약세에도 불구 평가절하를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자신감의 반영이다.

따라서 미달러화는 경제호황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 동남아 유럽
등 전세계 국가들의 통화에 비해 초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중국통화에
대해서는 그위력을 발휘하지 못해 왔다.

중국정부가 위엔안정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음에도 불구 상승세는 꺽이지
않고 있어 21일 현재 달러당 8.2800위엔까지 올랐다.

중국정부는 고속성장의 주축인 수출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위엔의 평가
절상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투자가 계속 늘고 무역흑자 기조도 지속되고 있어 그 결과는
미지수이다.

중국의 속사정이야 어떠하든 외환보유고의 부족으로 자국 화폐가치의
폭락을 막지못해 고민하고 있는 다른 정부들 눈에는 행복한 고민 정도로
비춰지는게 현실이다.

[김영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