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구조를 개혁하면서 경기도 되살리자"

하시모토정부와 여당인 자민당이 "선재정개혁, 후경기부양"이라는 전략으로
경기회복과 재정재건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자민당 등 집권여당은 6일 열린 중의원회의에서 재정구조재건을 위한
"재정구조개혁특별조치법"을 통과시켰다.

야당은 이날 "재정재건보다는 발등에 떨어진 불인 경기대책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민당은 "체력이 그나마 있을때 재정구조개혁을 서두르지 않으면
사회보장시스템이 붕괴된다"고 맞섰다.

한마디로 "경제가 어렵다고 개혁을 멈출수는 없다"는 논리였다.

재정구조개혁특별법은 하시모토 6대개혁과제의 첫번째 작품으로 중앙과
지방의 재정적자를 2003년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하로
줄인다는게 골자다.

또한 98년도의 정부일반회계와 지방재정계획의 일반세출신장률을 마이너스
가 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같은 재정구조개혁법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정부와 여당은 경기회복대책
마련에 발벗고 나섰다.

그러나 문제는 해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소득세 법인세 등의 감세가 경기회복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한다.

그러나 감세가 재정구조개혁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 쉽게 결정을 내릴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여당과 야당 정부쪽에서 백가쟁명식 처방을 내놓고
있다.

여당은 5일 열린 경제대책협의회에서 정책감세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자민당총무회도 이날 "재정구조개혁을 다소 늦추고서라도 당면 경기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재정지출을 주장하고 나섰다.

가메이 시즈카 전 건설장관은 "재정재건과 재정지출은 모순된 것이 아니다"
며 보정예산편성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가지야마 세이로쿠 전 관방장관은 "재정지출은 효과가 없을 수
있다"며 금융문제해결책을 세우는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쪽에서는 2조엔규모의 소득세 감세,법인세 실효세율 10%포인트 인하,
유가증권거래세 폐지, 토지세제 개혁등을 제안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이처럼 갖가지 처방이 난무하는 가운데 대장성은 법인세율을
인하해 주는 대신 적자기업에 대해서는 과세를 강화, 세수균형을 이룰수
있는 법인세 개혁안을 전격 제출했다.

하시모토정부는 어떤 답을 선택할 것인가.

하시모토 총리의 재정개혁에 대한 의지를 감안할때 대폭적인 감세조치는
없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재정개혁의 출발점인 98년도 이전에 보정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며 재정지출쪽을 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혁과 성장을 동시에 꾀하기 위한 하시모토총리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