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김경식 특파원 ]

일본중앙은행(일은)은 아시아지역의 통화안정과 엔화의 국제화등을 위해
역내 각국 중앙은행과 엔자금 지원협정을 체결할 방침이다.

일은은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홍콩등 아시아 19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필리핀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태평양중앙은행 임원회의(EMEAP)에서 엔자금
지원협정체결을 공식 제안키로했다고 15일 밝혔다.

아시아 일부국가가 지난해 미국과 달러화 조달협정을 맺은 적은 있으나
엔자금지원협정이 추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협정이 체결되면 일은은 외환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는 아시아국가에
즉시 개입하거나 외환자금을 신속히 지원할수 있게 되는데 지원규모는
1천억엔정도에 이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원 방식은 아시아 중앙은행이나 통화당국이 보유중인 엔화 발행채권(일본
국채)을 되사들이는 조건으로 일은에 매각하고 이를 담보로 일은으로부터
엔화를 빌리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일은의 이같은 방침은 아시아지역의 환율안정은 물론 엔화의 국제화를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엔화는 일본경제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걸맞지 않게 세계외화
준비에서 점하는 비율이 7,8%선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엔화의 국제화에는 일본자체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각국
중앙은행간의 협력체제를 갖추게 되면 자연적으로 엔화 이용이 늘어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