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의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힐러리 클린턴 여사가 국무장관의 일정을 방불케 하는
외국 방문길에 나서 또한번 눈길을 끌고 있다.

힐러리는 8일 파나마를 시작으로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국가를 잇달아 방문한다.

또 바로 이어 대서양 건너 아일랜드로 날아가 평화를 주제로 연설한 후 구
소련에서 분리독립한 공화국들도 차례로 찾을 예정이다.

그녀는 이번 외국 순방에 대해 "국제적인 민주주의 확산을 통해 미국민의
민주주의 의식을 고취시키고 정치적인 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주변에서는 힐러리가 이번 기회를 통해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의 전도사"
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고 귀띰하고 있다.

그녀의 외국방문은 또한 남편인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자신이 관심있는 지역을 "사전답사" 한 후 클린턴에게 현지사정을
브리핑하고 그가 현지에 가서 할 일을 "지도"해 준다는 것.

이같은 사실은 아프리카와 인도등 그녀가 앞서 방문했던 곳이 클린턴의
외유예정지에 포함돼 있다는 사실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세계를 움직이는 미국.

미국을 움직이는 대통령.

그 뒤에는 힐러리라는 여장부가 당당히 버티고 있는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