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는 비명에 갔지만 "다이애나산업"은 이제부터다"

다이애나 전 영국왕세자비의 갑작스런 죽음이 영국, 미국등 앵글로
문화권에 다이애나특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대 수혜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더선" "데일리" "미러"등 영국의
타블로이드판 신문들.

이들 신문들은 그동안 다이애나의 "밀애"장면을 거액에 사들이는등
파파라초(프리랜서사진기자)들을 부추겨 결국 교통사고로 다이애나를
죽음으로까지 몰고간 "원흉"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다이애나의 사망소식이 전해진 지난 31일 아침부터 이들 신문들은
가판대에 깔리기가 무섭게 동이 났다.

이들 신문은 가판수요를 맞추기위해 인쇄기를 24시간 가동하는등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최대 부수를 자랑하는 더선지는 이번 사건이전 하루 판매량이
3백만부였으나 가판수요의 폭발적인 증가에 힘입어 요즘에는 50%늘어난
4백50만부가 팔리고 있다.

더타임지와 가디언지는 50%, 데일리 익스프레스지는 20%,데일리스타지는
10%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점잖은" 영국BBC방송도 "다이애나 산업"에 한몫 끼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BBC는 지난 95년 다이애나가 외간남자와의 정사를 고백한 인터뷰프로그램을
미국ABC등 30여개국 방송국에 "수출"해 재미를 보기도 했다.

미국잡지도 한몫 챙기기는 마찬가지.지난 4월 그녀에 대한 특집기사를
"흥미있게" 다룬 덕분에 일주일새 2백50만달러를 벌어들인 대중잡지 "피플"은
그 여세를 몰아 대대적인 특집호제작에 들어갔다.

이 잡지는 창간이래 무려 43회나 다이애나를 커버스토리로 다룬
"다이애나통".

미시사주간지 타임지도 사망소식이 전해진 지 12시간만에 기존 기사를
폐기하고 21페이지에 달하는 특집기사를 게재, 특수를 노리고 있다.

뿐만 아니다.

런던 뉴욕등 대도시에는 다이애나관련 각종 기념품이 날개돋힌 듯 팔리고
있다.

런던 버킹엄 팰리스가의 한 기념품점에서는 그녀의 사진을 새긴 은수저
우편엽서 열쇠고리등이 하룻동안 1천파운드(1백46만원)어치 이상 팔리는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렸다.

출판가도 술렁거리고 있다.

왕실전문기자 앤드류 모튼이 쓴 전기물 "다이애나-진실된 스토리"를 펴낸
출판사측은 "책을 더 찍어내라"는 독자들의 성화에 못이겨 최신 사진과
자료를 추가한 후속판을 5일 새로 출간할 예정이다.

뉴욕의 한 출판업자는 "다이애나의 인기는 마릴린 몬로의 경우보다 훨씬
더 장수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소한 20년을 내다보고 다이애나 전기물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 런던 = 이성구 / 뉴욕 = 이학영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