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교통사고가 뜻하지 않게
자사제품의 안전성 시비로 비화되자 전전긍긍.

사고 직후 다이애나가 탔던 벤츠차가 휴지조각 처럼 구겨진 모습으로
전세계에 공개되면서 "벤츠마저도"란 불신이 확산됐기 때문.

특히 다이애나가 타고 있었던 S모델은 벤츠사가 지난해 모든 차량에
에어백을 설치하고 차체를 강화하는 등 안전성을 높이는데 상당한 투자를
해온 기종이어서 더욱 곤혹스러운 분이기.

메르세데스벤츠사는 따라서 사건후 즉각 기자회견을 갖고 "제한 속도 시속
50km 지역에서 1백km 이상의 속도로 달리다 견고한 콘크리트 기둥에
부딪쳤을 경우 어느 승용차든 인명피해가 날수밖에 없다"고 해명하고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 작업에 자사의 사고조사 베테랑들을
현지에 파견하겠다"고 강조.

또 사고차량이 최고급 차종인 S-600급이란 발표는 잘못이며 이보다 다소
값이 싼 96년형 S-280이라고 뒤늦게 주장하고 나서는 등 벤츠의 안전도에
대한 전세계의 불신을 잠재우느라 안간힘.

< 김영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