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회에서도 결혼을 거부하는 독신들이 엄청나게 늘어나 전통적인
가치관이 붕괴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성의 경우 지난 70년대만해도 30대초반 미혼자가 7%에 불과했으나 이
비중이 작년말현재 20%로 높아졌다.

도쿄에서는 30대초반 남성가운데 절반정도가 미혼으로 조사됐을 정도로
결혼적령기의 일본 남녀들이 결혼엔 너무 무관심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일본 후생성의 분석에 따르면 80년도이후 출생자중에서 평생 독신으로
늙어갈 여성의 비율이 14%나 될 것으로 추정돼 전반적인 출생률 저하도
걱정되는 실정이다.

사회학자들이 파악한 독신선호의 원인들이 더 충격적이다.

도시 남성들의 경우 일본의 살인적인 집값과 양육비 등을 감안할 때
부모로서 의무를 다하는 것은 악몽이나 마찬가지라고.

일본에서 아이 한명을 낳아 대학교육을 시키고 짝을 맺어 살림을 차려주기
까지 들어가는 돈이 평균 66만2천달러(약 6억원)나 된다는 보고서도 발표됐다

여기에 일본기업의 종신고용제마저 흔들리고 있어 남성들의 결혼 기피증을
더 부채질하고 있다.

독신 생활에 대해 여성들은 남성들보다는 약간 "고차원적" 이유를 들고
있다.

우선 여성들의 사회활동 범위가 넓어져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

그러나 최근들어선 결혼생활에 부정적인 "선배 기혼자"들의 경험에 자극
받아 싱글을 선언하는 여성들이 속출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결혼한 친구들의 사례를 들면서 "남편이 회사에서 파김치가 되어 매일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잠자리 한번 제대로 할 수 없는 결혼생활이 허다하다"
며 "화려한 싱글"에 동조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 양홍모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