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통화폭락사태가 재연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정부가 루피아화의
환율변동폭 제한을 없애기로 했다.

이에따라 루피아화는 그동안 관리변동환율제도에서 사실상 자유변동환율제도
로 이행하게 됐다.

14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매일 고시해온 환율변동폭을 이날부터 발표
하지 않는다고 시중은행에 통보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이날 싱가포르외환시장에서 루피아화는 전날의 달러당
2천6백52루피아에서 폭락, 한때 2천7백80루피아를 보이면서 전날에 이어 또
다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중순 달러당 2천4백루피아대를 유지해오던 루피아화는 태국 바트화
의 폭락사태가 인접국으로 확산되면서 국제 핫머니(단기투자자금)의 공격을
받아 왔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그동안 고금리 유도정책과 약 15억달러규모의
외환시장개입을 통해 루피아 가치를 안정시키려고 했으나 외환준비고가
한계에 달해 이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현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편 이날 루피아화 폭락 사태의 여파로 동남아시아 통화는 일제히 하락세
를 나타냈다.

싱가포르달러화를 비롯 말레이시아의 링기트화, 태국의 바트화도 전날보다
더 떨어지는 약세를 보였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