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링기트화가 정부의 환율 방어정책 포기 시사에 따라 11일
41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다른 동남아국가들의 환율도 비관적인
경제전망을 반영, 약세를 보였다.

지난 8일 달러당 2.6505에 폐장됐던 말레이시아 링기트화 환율은 11일
2.7430을 기록, 지난 주말에 비해 3.5% 평가절하됐다.

말레이시아 주식시장도 링기트화 가치 하락에 따른 우려로 11일 폭락세를
보여 2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링기트화의 하락은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가 지난 8일
링기트화 하락에도 불구, 정부는 현 환율 수준에 만족하고 있으며 중앙은행
이 환율 떠받치기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한 말레이시아 외환전문가는 "마하티르 총리의 발언은 의외였으며 외환
딜러들이 즉각 링기트화 매각에 나섰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달러당 30.70으로 마감됐던 태국 바트화 환율도 국제통화기금
(IMF)과 일본 등 선진국들의 1백60억달러 지원합의에도 불구하고 아직
최저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우려를 반영, 11일 달러당 31.00을 기록하는
약세를 보였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경제성장을 늦추면서 환율 떠받치기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중앙은행의 발표에 따라 지난 8일 달러당 2,593에서 11일엔
2,614로 폭락했으며 싱가포르 달러화 환율 역시 지난 8일 달러당 1.4770에서
11일엔 1.4793으로 낮아졌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