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트화 폭락에 따른 태국의 외환위기가 동남아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따라 필리핀 말레이시자 등 동남아 각국 금융당국은 금융불안을 막기
위한 긴급조치를 마련하는 등 부산히 움직이고 있다.

필리핀 금융당국은 9일 필리핀 페소화를 투기로부터 지키겠다고 밝혔으나
중앙은행이 페소화방어정책을 뒷바침할 만한 수단이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증시가 4.1% 급락했다.

가브리엘 싱손 필리핀 중앙은행 총재는 "기존의 환율정책을 유지
하겠다"고 밝히며 투기꾼들을 막을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명했으나
로버트 드 오캄포 재무장관이 "수주내 페소화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된 지난 7일이후 페소화는 집중적인 투기대상이 되어왔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도 바트화의 변동환율제가 시행된 지난주부터
금융시장에 개입, 자국화폐인 링기트화를 폭락을 막고 있다.

말레이시아 외환딜러들은 중앙은행이 링기트화부양을 위해 8일
하룻동안만도 무려 10억달러를 지출했다고 밝히고 있다.

말레이시아 아마드 모드 돈 중앙은행 총재는 "링기트에 대한 투기성
거래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투기성
거래를 방치할 경우 복잡한 통화상의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외국은행들은 10일 태국 은행과 일반금융기관에 대한 신용평가
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고 발표하는 등 태국 외환 위기가 조만간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