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후의 총독 크리스 패튼(52)은 주권이양식 직후인 1일 0시30분
빅토리아만에 정박한 브리태니아호에 승선, 1백55년간 영국의 홍콩
식민통치에 작별을 고한다.

그가 부임한지 거의 5년만의 일이다.

예정된 수순이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정치인인 그로서도 떠오르는
감회만은 새로울 것이다.

지난 5년 패튼의 홍콩통치는 중국과의 정치투쟁 으로 요약된다.

부임 3개월만인 92년 10월 홍콩의 인권과 자유를 대폭 확대하는
정치개혁안을 중국의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이후 홍콩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중국과 사사건건 충돌을 빚었다.

그는 지난 5년간 세계의 이목을 홍콩에 붙들어 놓는데 노력했다.

국제적 시선을 등에 없고 95년 중국의 결사반대를 무릅쓰고 직선제를
확대한 입법국 민주선거를 강행했다.

1일부터 이 입법국은 자동 해산될 운명이지만 홍콩인들이 맛본 의회정치의
단맛은 계속 사라지지 않은채 홍콩법치를 위한 영양분으로 작용할 것이다.

< 장진모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