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리오넬 조스팽 총리가 이끄는 좌파연합이 집권함에 따라 이전
우파 정부가 적극 추진하던 톰슨CSF 프랑스텔레콤 에어프랑스등 국영기업
민영화 정책이 크게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좌파연합을 이끌고 있는 사회당은 원래 민영화를 전면 중단한다는 방침
이었지만 총선유세 마지막 단계에서 어느 정도 신축성을 보였다.

국방 통신 전력 철도등 공공부분은 민영화를 중단하고 다만 민간경쟁분야는
일부 정부지분 매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회당이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불가피하게 공산당과 연정을
구성하면서 민간경쟁분야의 민영화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공산당은 태생적으로 기업민영화에 반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전 우파정부는 이들 거대 국영기업 매각을 통해 모두 6천억프랑을 조달,
유럽단일통화체제 동참을 위한 조건인 국내총생산에 대한 재정적자 비율
3.0% 수준을 달성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좌파연합의 총선승리가 확실해지자마자 프랑스텔레콤측은 당초
오는 5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던 지분매각에 대한 홍보계획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물론 자체적으로 지분매각계획을 취소할 수는 없는 까닭에 현재 정부측의
방침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깊숙한 단계까지 진척된 이 프랑스텔레콤 민영화 계획을 통해 우파
정부는 3백~5백억프랑을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

사정은 1백10~1백30억프랑이 조달될 것으로 기대됐던 방위업체 톰슨CSF의
경우도 비슷하다.

지난달 총선조기 실시가 확정됐던 당시 지난해 연말 1차 좌초됐던 톰슨CSF
민영화계획은 다시 상당부분 진척, 새로 구매자를 물색하던 상태였다.

이외에 에어프랑스도 이미 유럽연합(EU) 집행위의 승인을 얻어 민영화가
추진될 예정이었다.

금융업종에서는 크레디리요네은행의 민영화가 거의 기정사실화됐었다.

프랑스 재계는 특히 프랑스텔레콤, 톰슨CSF등 거대 통신, 국방부문의
민영화계획이 계속 추진될 수 있을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알랭 쥐페 전총리 정부가 이들 국영기업들의 민영화를 추진해온 것은
막대한 공공부문 적자를 줄여 오는 99년을 목표로 하고 있는 유럽단일통화
체제 가입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민영화 중단은 바로
유럽통합 문제와도 직결된다.

재계는 이같은 기간산업 민영화계획이 비록 약간 형태는 달리하더라도
새로운 방식으로 계속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방산업계는 미국 군수업체에 대항하는 유럽방위산업 구조재편의
핵심으로 프랑스가 계속 남아 있기 위해 민영화를 통한 효율성 제고는
필수적이라는 생각이다.

문제는 민영화계획 중단, 공공부문 지출억제정책의 유보, 세금인상 억제등
좌파연합의 선거공약을 계속 이행하면서도 단일통화체제 편입조건을 충족
시킬 만한 재정적자 감축이 가능하겠느냐다.

이와관련, 조스팽총리는 단일통화가입조건이 너무 엄격하다면서 가입요건을
완화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조건에 맞추기 보다는 조건을 뜯어 고치겠다는 입장인 만큼 기업민영화는
기대난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조성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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