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쾰른에 최근 어린이 전용호텔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라인 강변에 위치한 스테른슈누페 호텔.

외관은 여느 호텔과 다를바 없지만 문을 들어서면 어린이 전용이란 말이
실감이 난다.

호텔 중앙의 널찍한 놀이방엔 각종 장난감이 가득하다.

바닥엔 푹신한 카펫이 깔려있어 뛰어 놀다 넘어져도 다칠 염려가 없다.

룸서비스도 색다르다.

상냥한 종업원들이 동화책을 읽어주거나 밤새도록 놀이 상대가 되어주기도
한다.

짜임새 있는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도 호텔의 자랑거리.

인형극 공연, 베개 싸움대회, 요가 배우기등 다채로운 이벤트에 꼬마
투숙객들은 심심할 겨를이 없다.

어린이들의 천국이나 다름없는 이 호텔은 자녀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은
부모들을 위해 탄생했다.

일단 자녀가 생기고 나면 부부만의 시간은 좀처럼 갖기 어렵다.

외출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시한폭탄"을 대동하고 무드를 잡기란 애당초
무리.

부부동반 저녁모임이 있을때도 아이들 걱정에 서둘러 돌아오기 일쑤다.

따라서 언제든지 안심하고 "혹"들을 떼어놓을 수 있는 곳을 제공,
부모들의 고충을 덜어주겠다는 것.

물론 이용 요금이 저렴한 점도 손님을 끄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이곳의 하루 숙박료는 주중엔 55마르크(한화 약 2만8천8백원), 주말엔
70마르크(3만6천6백원).

식사는 물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보험료까지 포함된 가격이다.

베이비 시터를 고용할 경우 시간당 최소 12마르크가 드는데 비하면
훨씬 이익인 셈이다.

저렴한 가격에 알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호텔의
인기는 말그대로 "수직상승"하고 있다.

평상시에도 주말이면 객실 12개가 모두 꽉 들어찬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나 카니벌같은 대목엔 한달전부터 예약이 끝날 정도.

호텔측은 곧 시내 중심가에 객실수를 대폭 늘린 스테른슈누페 2호를
오픈할 계획이라며 즐거움을 감추지 않고 있다고.

< 김혜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