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별 고양이눈 달러표시 등을 그려넣은 색채 콘텍트 렌즈가 신세대들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에 착안, 이 기발한 렌즈를 개발한 사람이
돈방석에 올랐음은 물론이다.

색깔있는 콘텍즈 렌즈로 자신의 속마음을 내비치는 새 유행은 런던의
별 이름없는 렌즈회사에 다니는 스티븐 레녹스덕분에 시작됐다.

파이낸션 타임스는 작년 한햇동안에만 색깔있는 렌즈가 미국과 유럽에서
9백만달러어치나 팔렸다고 소개했다.

레녹스는 94년 봄 자동차 사고로 눈알의 홍채를 다친 한 여성으로부터
자연스러워 보이는 렌즈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그는 고객의 주문대로 만들지않고 미소띤 얼굴표정이 들어간 노란색의
렌즈를 제작했다.

레녹스는 이 노란색 렌즈가 고객으로부터 퇴짜맞을 것을 각오하고
장난삼아 만들어 보았다.

당초 걱정과는 달리 막상 렌즈를 주문했던 고객은 크게 만족했다.

이에 용기백배한 레녹스는 곧바로 독립, 상품제작에 들어갔고 날개돋친듯이
팔려나갔다.

그동안 마이클 잭슨, 조지마이클, 데이빗 보위등 세계의 톱 연예인치고
레녹스의 단골명단에 들지않은 이는 드물다.

할리우드의 달러박스 톰 크루즈는 영화 "흡혈귀와의 인터뷰"에서, 브래드
피트는 공상과학영화 "12마리의 원숭이"에서 레녹스의 렌즈를 끼고 속마음을
1백% 전달하는 연기를 펼쳤다.

지난해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영국의 육상선수 린포드 크리스티가 흰색
푸마를 새겨넣은 검정색 렌즈를 끼고 출전한 이후 색채렌즈는 신세대들의
필수품으로 등장했다.

올들어 레녹스 렌즈는 유럽대륙에도 상륙, 독일 독점판매권을 따낸 뮌헨의
부크피지온사는 "물건이 없어 못팔 정도"라고 행복한 고민을 토로한다.

독일 고객들중에는 국기나 해골 그림을 새겨주도록 원하는 별난이들도
있다.

값은 특별맞춤인 경우 8백75달러정도로 꽤 비싼 편이지만 기성품보다
찾는 고객이 2배나 많다.

하트 고양이눈 달러표시 별 불꽃 등을 그려넣은 기성품은 3백25~4백70
달러선.

올들어 이미 1백쌍을 팔았다는 베를린 안경상 유르겐 슈뢰델은 올해
1천쌍 판매는 무난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렇지만 유행의 첨단을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한다.

처음 레녹스 렌즈를 끼면 눈물이 나고 통증이 따르는 것은 다른 렌즈와
마찬가지이지만 이물질이 남는 것이 큰 결함이다.

안과의사들은 한번에 10시간이상 착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안과의사들은 하나같이 레녹스 렌즈가 "마음의 창인지는 몰라도 창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충고하지만 젊은 이들은 아랑곳 하지않는다.

이달부터 일본시장에서도 레녹스 렌즈가 선뵌다.

이제 동아시아의 신세대들도 색깔있는 속마음을 마음끝 내비칠수 있게된
셈이다.

< 이동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