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강한 유럽인들이 미국 헐리우드의 독주에 화났다.

유럽의 영화관과 TV에서 헐리우드작품이 판치는 것을 더이상 용납할수
없다는 것.

유럽인들의 얘기를 유럽배우들의 몸짓으로 보고 싶다는 갈망이다.

원군을 얻은 미디어업체들도 영토회복에 나섰다.

독일 키르크방송은 자체 제작물 방영시간을 지난해 4백시간에서 올해
5백시간으로 늘렸다.

영국최대 민영방송인 ITV는 올해 프로그램공급에 사용할 8억프랑중
7억5천만프랑을 자체제작에 투입할 계획이다.

유럽인들의 "반항"은 성공적이다.

헐리우드물 차지였던 프라임타임에 이제 자국 작품이 40~50% 방영된다.

"헐리우드는 독야청청하다. 어느날 갑자기 경쟁자에 둘러쌓인 IBM의 길을
밟을 것"(코에르벨린 독일지벤TV사장)이란 자신감까지 나온다.

유럽방송사 주가는 요즘 연일 "상한가"다.

< 육동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