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사특약 독점전재 ]

< Money fit to launder April 11, Economist >

"플라스틱화폐라고 아십니까. 아주 질기고 위조가 불가능합니다"

호주중앙은행이 "돈장사"에 나섰다.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사실 호주중앙은행은 플라스틱화폐에 관해
오랫동안 연구를 거듭해 왔다.

지난 90년에는 처음으로 서사모아에 플라스틱화폐를 납품시켰다.

당시는 실패작.

화폐에 들어가는 "존경하는 인물"의 얼굴에 잉크가 번져 엉망이 되기
일쑤였다.

말라붙은 잉크 부스러기가 떨어져 나오고 현금인출기에도 곧잘 걸렸다.

그러나 "이제는 기술이 완벽에 가깝다"고 호주 중앙은행은 주장한다.

실제로 현재 호주인들은 플라스틱화폐만을 사용한다.

92년부터 유통시키기 시작, 96년을 기점으로 "지폐시대"를 마감했다.

호주에서 얘기하는 플라스틱화폐의 장점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 위조가 어렵다.

화폐안에 만든 투명한 징표가 "위조범들을 굶어 죽게 만든다"고 호언장담
한다.

둘째 매우 경제적이다.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찢어지는 일이 별로 없다.

정말로 세탁을 해도 꺼떡없다.

종이에 비해 제조단가가 두배에 달하지만 "화폐수명"은 4배에 이른다.

물론 날씨가 눅눅한 나라에서는 플라스틱화폐의 이같은 효과가 한결
돋보인다.

호주 중앙은행은 플라스틱화폐의 리사이클링(재활용)을 위해서도 연구개발
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수출경쟁력을 갖췄다고 확신한 호주는 현재까지 6~7개 나라에 플라스틱화폐
를 공급했다.

서사모아와 태국 브루나이 등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플라스틱화폐는 소설속에나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경제마인드를 가진 중앙은행들은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호주 중앙은행 사람들은 최근 안색이 좋다.

[ 플라스틱 화폐란 ]

플라스틱머니란 플라스틱머니는 플라스틱을 기본소재로 특수물질을 배합
해서 만든 돈이다.

배합비율등은 호주중앙은행만이 터득한 독특한 노하우.

보통사람은 외견상 일반적인 지폐와의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세계적으로 화폐제조기술은 더욱 질기고 재생가능한 소재를 사용하는
쪽으로 발달하고 있다.

우리가 사용중인 한국은행권 지폐도 나무펄프보다 강도가 높은 면소재로
만들어지고 있다.

플라스틱화폐는 질긴 장점이 있는 반면 "열에 약하고 접고 펴는게 쉽지
않은 단점"(조폐공사 기술처)을 극복하지 못했다.

<정리=박재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