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국 곡물수출회사인 카길과 미국산 밀 약 3만t을 구매키로 지난
5일 합의했으며 이 밀은 오는 5월초 미국 서부지역에서 선적돼 5월20일께
북한에 인도될 예정이라고 한 소식통이 8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카길사는 지난 1월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 북한 당국 및
무역회사 관계자들과 협상한데 이어 그동안 북한측과 수차례 협상을 벌인
결과 지난 5일 중국 베이징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말했다.

미국산 곡물이 상업적 거래 차원에서 북한에 판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이다.

이 소식통은 "카길사는 거래대상으로 쌀과 밀을 제시했으나 북한측은
값이 비싼쌀보다는 많은 양을 구입할 수 있는 밀을 선호해 밀로 결정된
것으로 안다"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구입하는 미국산 밀의 가격은 선적지를 기준으로 t당 1백70~
1백80달러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양측의 이번 계약규모는 5백만달러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거래는 구상무역방식으로 추진되며 북한측이 우선 5월중에 곡물구매
대가로 마그네사이트 등 광물을 일부 제공한 뒤 미국산 밀이 인도된 후
1개월 이내에 완불하도록 계약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향후 북한의 대금지불능력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가계약을 맺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카길사가 미국 국무부로부터 수출승인받은 곡물
50만t의 전량 또는 상당량을 수출할 경우 북한 식량난 해소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 이건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