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고등법원은 24일 지난 88년의 "리쿠르트뇌물 스캔들"과 관련,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후지나미 다카오 전관방장관(64.현 중의원)의
뇌물 수수 사실을 인정,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도쿄 법원은 후지나미 전장관이 리쿠르트 그룹으로부터 받은 4천2백70만엔
에 대해 "정기적인 정치 헌금이라 하더라도 뇌물의 성격임을 알고 있었던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수뢰죄의 성립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지적, 1심을 뒤엎고 유죄판결을 내렸다.

리쿠르트 사건후 9년여만에 내려진 이번 유죄 판결은 헌금을 위장한
정치인들의 뇌물수수를 단죄한 것으로 풀이돼, 현재 정계 로비및 정치인들의
뇌물수수가 초점이 돼 있는 오렌지 공제조합 사건등 정치인 비리 수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리쿠르트사건은 리쿠르트 그룹이 한 계열회사의 주식 공개에 앞서
정.관.재계 관계자에게 주식을 싼 값에 제공, 로비를 벌였던 사건으로, 이
과정에서 정치인들에 대한 거액헌금 사실이 드러나 89년4월 다케시타 노부루
내각이 퇴진하는 등일대 파문을 불러 일으켰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