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등 아시아에서의 화학 및 독성 폐기물 취급량 증가와 그에따른
환경재해 등 각종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지역별 비상대응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국제 전문가들이 28일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환경상태에 대한 지역 자문역을 맡고 있는 스티븐
탬플린은 마닐라에서의 제1회 국제 독성.위험 폐기물회의에서 "지난 10년간
산업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서태평양 지역의 화학 및 위험성 폐기물 문제가
점점 더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탬플린은 WHO와 유엔개발계획(UNDP)이 중국 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의 독성물질 취급에 관해 3년동안 실시한 공동연구 결과를 인용,
"이 지역의 모든 국가들은 비상대응체제가 필요하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지만 이를위한 역량을 갖춘 국가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시아의 개발도상국들은 경제성장으로 인해 독성 폐기물 처
리문제에 직면하게 됐다면서 "대규모 비상재해가 일어날 것에 대비해 소규모
지역 단위의 국가간 공동대응체제 설립을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는 프랑스가 일본의 핵 폐기물을 처리, 남태평양을 통해 일본으로
반환하고 있는 등 핵 및 비독성 폐기물의 국제운송 문제가 문제화되고 있는
시기에 개최돼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환경청(EPA)의 제임스 스미스는 이번 회의에서 논문 발표를 통해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은 "오염과 폐기물 문제를 잘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며 폐기물을 발생시키는 사람들의 폐기물 위험성 인지도가 매우 낮다고
주장했다.

탬플린은 중국과 한국은 각각 매년 2천만t의 위험한 산업폐기물을 배출하고
있지만 한국과 달리 중국은 폐기물 처리를 단속할 법률도 제정돼 있지
않으며 무공해 산업기술도 낮은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함께 말레이시아와 필리핀도 독성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이라는 면에서 낙후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