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뤼셀=김영규특파원 ]

대우그룹이 베트남에 골프장을 건설하는데 대해 현지 농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1면 머리기사를 통해 하노이 근교 김노지방의 농민 5백여명은
대우그룹이 옥수수밭을 18홀짜리 골프장으로 만드는데 반발, 새해들어
골프장건설에 사용되는 대우산 트럭및 불도저를 불태우고 돌과 화염캔츠로
경찰과 대치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베트남은 지난 75년 공산정권이 들어선 이후 토지는 원칙적으로 국가소유
이나 이 지역은 조상때부터 이어온 토지소유권이 묵시적으로 인정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설명하고 그들 소유의 토지를 외국업체에 넘기는데 대한
불만이 이런 사태를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또 농지가 부족한 지금 하노이 근교가 외국인의 놀이마당으로
변하는데 대한 반감도 사태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이어 베트남은 10년전부터 경제개혁이 추진되면서 토지사유화를
주장하며 분신자살을 하는 사례가 발생하는등 부를 축적하려는 주민들과
통제경제를 실시하는 정부간 마찰이 심해지고 있다고 전제, "이로인해
앞으로 외국인의 대형 현지투자를 둘러싸고 이같은 마찰은 보다 심화될
분위기다"고 우려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