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김영환특파원]

최근 중국 북경에 한국과 일본등지에서 널리 읽히는 춘추전국시대 손자
병법을 기업경영에 도입하기 위한 <병법경영대학>이 세워져 화제가 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학교의 설립취지가 "성공적인 경제발전을 이룬 한국과
일본 기업인들이 중국의 손자병법을 널리 읽는다.

중국의 고전에서 경영의 지혜를 배우자"는데 있는 것.

중국 최초로 손자병법을 통해 경영기업을 가르치는 곳은 북경국방대학내
북경정법경영관리학교(교육기간 6개월) 입학자격은 최소한 대학 2년 이상의
학력을 갖고 있으면서 5년 이상의 기업경영관리 경험을 갖춘 사람이다.

이 <병법경영대학>의 강사는 주로 북경군방대학 교수이며 황포군관학교
졸업생과 군관련자들도 일부 있다.

이 대학을 세운 사람은 방입중씨.

방씨는 오랫동안 춘추전국시대의 전략가 기국자를 연구해 중국인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고 이를 경영에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장본인이다.

그는 <생사가 걸린 전쟁상황에서 하는 노력으로 기업경영을 해야 지금같이
치열한 경쟁시대에 살아남을수 있다>고 말한다.

지난 5월 신문에 첫 모집광고를 냈을 때 중소기업 경영자와 자영업을
꿈꾼 사람등 2백여명이 모여들었다.

이들중 흑룡강성 제과 재조업체 간부인 "국유기업의 경영이 악화돼 봉급
제대로 못받는 상황에서 자비로 교육에 참가하고 있다"며 "배운경영기법을
회사 경영정상화에 사용하고 기회가 되면 자영업에 뛰어들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의 유력한 기업인들이 중국의 병법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경제도 군사처럼 전략이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전쟁에서
지휘관의 정확한 판단이 없으면 부하장병을 위기에 몰아넣게 됩니다. 때문에
지휘관과 경영자는 유사하다고 말할수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에서 병법을
상품판매에 활용해 성공한 예가 많지 않습니까"

방씨는 한국과 일본에서 병법경영을 역수입했다는 세간의 비난에도 불구
하고 병법경영대학을 세운 이유이다.

현재 중국내 1백70여개 대학이 파산상태의 국유기업 경영자와 자영업자를
상대로 미국과 유럽의 경영기법을 강의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