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은 정강정책을 통해 냉전이후 세계의 정치 및 경제질서를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미국이 주도하겠다고 천명했다.

이같은 힘에 의한 세계질서재편의지는 공화당에 대한 지지도가 급상승,
집권가능성이 대두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미공화당이 전당대회 첫날인 12일 채택한 정강정책은 정치적으로 미국이
세계유일의 초강대국 지위를 회복하고 경제적으로 대외 통상압력을 강화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

정강정책은 "우리는 힘을 통해 평화를 유지하는 정당"이라고 선언하고
"국가안보의 초석을 다짐으로써 미국인의 가정과 직장의 안정과 번영을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강정책은 특히 클린턴 대통령이 대외정책에서 나약하게 대처해 자유세계
지도자로서의 미국의 역할을 손상시켰다고 비판, 집권이후 강경 대외정책을
펼칠 것임을 시사했다.

우리와 관련있는 대북한정책에서도 클린턴정부와 상반된 시각을 제시했다.

북한과 이란 시리아 이라크 쿠바 등을 테러지원국가로 명시하고 이들에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임을 밝힌 것.

때문에 북한에 중유와 경수로를 제공하겠다는 북미협정을 "달래기정책"
이라고 일축하고 이를 파기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강력한 힘을 앞세워 도발을 방지시키고 북한을 굴복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어 갈 것임을 강조했다.

이로써 공화당이 집권할 경우 대북 경수로 및 식량지원은 다른 차원에서
재정리될 것이 분명해졌다.

정강정책은 이와 함께 <>대러시아 강경책 강구 <>대미사일방어체제 강화
<>핵실험계속 <>미외교정책에서 유엔의 영향력배제 등을 포함했다.

이같은 입장은 클린턴행정부와 상반된 것이다.

통상문제에서도 한국 등 신흥시장에 대한 개방압력 강화를 예고하고 있다.

정강정책은 자유.공정무역을 위해, 무역상대국의 시장개방을 위해 슈퍼
301조 등을 통해 통상장벽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공화당이 전통적으로 통상입장에 강경책을 사용해온 전례에 비춰봐도
개방압력 수위는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한미간에 마찰을 빚고 있는 통신시장개방문제에서도 미국의
압력이 가중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경제관련 주요내용은 <>완전고용과 장기적 번영에 주요한 수출촉진을
위해 상무부를 폐지하고 <>고용창출을 위한 중소기업지원 <>농산물수출촉진
계획 강력실시등이다.

정강정책은 한마디로 강경보수노선을 짙게 드리우고 있다.

이 점은 선거 승리를 위해 공략해야 하는 주류 중산층의 온건보수성향과
멀어졌다는 지적이다.

14일 공화당 대통령후보로 공식 추대를 앞두고 있는 보브 돌후보는 이점을
의식, "정강정책에 구속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강이 당내 의견의 최대공약수를 결집했다는 점에서 이를 기조로
정책을 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USA투데이지와 CNN방송은 이날 공동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클린턴과
돌후보의 지지도 격차가 지난주 23%포인트에서 9%포인트로 좁혀졌다고
밝혔다.

지지율 상승은 보브돌 후보가 제시한 15% 감세정책이 주요요인이었지만
공화당의 집권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진 것은 틀림없다.

때문에 공화당의 강경보수성향의 정강은 민주당이 오는 26일부터 갖는
전당대회에서 채택할 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 유재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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