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는 요즈음 부동산투기붐이 한창이다.

부동산펀드에 투자,건물을 간접적으로 소유한다는 점에서 복부인이 설치는
우리와는 양상이 다르나 그 열기는 대단하다.

월스트리트저널유럽에 따르면 독일국민들이 국내 12개 부동산투자용펀드에
불입하는 자금규모는 올들어 월 평균 10억마르크를 넘어섰다.

부동산펀드의 기금운용 규모도 현재 주식투자형 펀드의 2배인 6백70억
마르크에 이르고 있다.

자연히 이편들은 엄청난 자금을 동원, 독일내 부동산은 물론 인근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의 중심가를 나돌며 주요 건물및 아파트등을 무차별
사들이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2월 부동산투자펀드인 데스파가 런던 소재 1억8천만파운드 상당의
로이즈사 사옥을, 지난달은 DIFA가 4천1백만파운드를 들어 핀즈베리광장의
보합건물을 사들인게 그 예이다.

특히 장기 임대가 관례인 런던 중심가와 네덜란드 대도시는 이들 펀드의
주요 활동 대상이 되고 있다.

건물 소유와 함께 장기간 임대료 수입이 보장돼 그만큼 투자위험이 적기
때문이다.

런던 소재 부동산컨설팅업체인 존스 랑 우튼사의 데이빗 세든씨는 "독일계
펀드가 지금 런던 부동산시장은 물론 네덜란드 주요도시를 휩쓸고 있다.
이들이 나타나면 거대한 매물도 즉시 계약이 완료된다"고 전한다.

독일 국민들이 이처럼 부동산펀드를 선호하는 주요 이유는 저축은 물론
주식이나 채권투자보다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도이체방크에서 DGI부동산 펀드를 운용하는 쥐로겐 분드렉씨는 지난 10년간
부동산펀드의 수익률은 93%에 이른 반면 주식은 75% 그리고 채권은 85%에
불과했다고 전한다.

독일의 주식시장의 상대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도 국민들이 투자
리스크가 적은 부동산펀드를 선호하기 때문이라는게 그의 분석이다.

부동산펀드의 투자수익에 대해 40~50% 상당의 면세혜택을 주는 것도 독일내
부동산투기붐을 조성하는 또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이펀드를 운용하는 독일계 은행들도 판매 대리점에 5% 상당의 수수료를
제공하는등 붐조성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결국 부동산투자붐에 편승, 마르크화의 위력을 앞세운 독일 부도산펀드들이
유럽내 주요건물을 하나씩 하나씩 점령해 가고 있는 것이다.

< 브뤼셀=김영규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