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이봉구특파원] 미국 반도체업계는 메모리반도체 주력제품인 16메가D
램의 가격이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는 것은 한국과 일본 반도체업체들의
덤핑수출 때문이라고 보고 미상무부에 제소할 방침이다.

이에따라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업체들은 지난 92년 5월 미마이크론테크놀로
지사의 제소로 지난 3년여동안 계속된 반덤핑감시망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도
전에 다시 덤핑분쟁에 휘말릴 위기에 놓였다.

미마이크론테크놀로지사의 캡 바더드 부사장은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업체들이 최근 미국시장에서 16메가
D램을 생산원가이하로 판매하고 있다는 물증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면서 관
계당국에 정식 덤핑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최대 메모리반도체생산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사는 지난 92년5
월에도 삼성전자 현대전자 LG반도체 등 한국 반도체3사와 일본의 12개 반도
체업체들을 덤핑혐의로 제소해 현재 미국제무역재판소(ITC)의 판정을 기다리
고 있다.

마이크론측은 현대전자와 LG반도체 등 지난 4월말로 연례재심기간이 만료된
업체들은 재심기간을 8월말까지 연장해주도록 미상무부에 최근 요청했고 삼
성전자와 같이 이미 무협의판정을 받은 경우 새로운 덤핑제소절차를 밟을 계
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유럽의 반도체메이커들도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에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저가공세를 막을 수 방안을 마련해주도록 촉구했다고 니혼게이자이
는 전했다.

이와관련해 일반도체업계 관계자들은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업체들이 미국
수요자들에게 16메가를 연초에만해도 50달러선에 공급했으나 최근 12-16달러
선으로 1메가당 1달러미만에 내놓고 있기 때문에 덤핑혐의를 받는 것은 당연
"하다면서도 한국업체들이 시장선점을 위해 더 심한 저가공세를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