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호주대사관이 본국정부의 "긴축외교" 방침으로 요즘 침울한 분위기.

특히 그동안 친한외교활동의 중심축이었던 공보참사관실이 6월말로 문을
닫을 예정이어서 한.호간 경제교류는 물론 각종 우호친선사업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

이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창설에 앞장서면서 대아시아관계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폴 키팅 총리체제가 지난 3월 총선에서 붕괴되고 보수
우익의 존 하워드 총리체제가 들어선 때문.

하워드총리는 선거공략의 하나인 67억달러규모의 정부지출삭감안에 따라
외교통상부내 공보국을 없애기로 한 것.

또 해외언론을 대상으로한 이미지제고를 위해 지난해말 문을 연 "국제
미디어센터"까지 공중분해될 처지.

이에 따라 주한 대사관의 피터 사빌 참사관을 비롯 모두 21명의 공보
참사관들이 아무런 자리를 보장받지 못한채 다음달말까지 본국으로 돌아갈
예정.

대사관측은 이때문에 "마케팅 오스트레일리아"등 공보참사관실이 주관해
오던 한.호간 교류확대 지원프로그램과 연간 수억원대의 광고홍보활동을
전면 중단키로 결정.

이와함께 지금까지는 이민입국자들에게 6개월만에 내국인과 동등한 사회
보장혜택을 줬으나 4월 1일부터는 2년으로 연장하는등 이민법이 개정됐다고
발표.

퇴임 한달여를 남겨두고 있는 피터 사빌 참사관은 "호주공보국이 지난
57년동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에서 호주의 이미지를 높이고 상대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호주정부가 미국에 이어
두번째 교역국인 한국을 소홀히 대할 경우 곧 후회하게될 것"이라고 경고.

그는 지난 3년간의 한국근무 경험을 살려 민간차원의 한.호교류를 지원하는
PR컨설팅회사를 설립할 계획.

<김지희.김홍설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