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내림세로 돌아설 것인가.

유엔의 이라크석유수출재개허용을 계기로 국제유가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라크가 인도적인 목적에서 제한적인 석유수출을 재개토록 허용하는
유엔측 제안을 20일 전격 수락했다.

이로써 이라크는 3개월마다 10억달러 상당의 원유수출을 재개할 수 있게돼
오는 7월께부터 하루 약 60-70만배럴을 국제시장에 수출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지난달 걸프전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국제유가가
하반기에 접어들면 1-3달러 하락할 것이며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량
조정에 실패할 경우 일시적으로 더욱 떨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이란 전망들을
일제히 내놨다.

유가는 지난1.4분기중 배럴당 20.09달러(WTI) 18.47달러(브렌트) 16.50달러
(두바이)에서 앞으로 유종별로 19달러(WTI) 17달러(브렌트) 15달러(두바이)
선에서 등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별 전망치를 살펴보면 미 석유산업연구재단(PIRF)의 래리
골드스타인대표는 유가하락폭을 배럴당 1.5-2달러으로 예상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내셔널 커머셜뱅크 수석연구원 헨리 아잠은 1달러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베네수엘라의 국영석유회사 PDVSA의 루이스 기우스티사장은 올들어
급등세를 보인 미국 및 유럽산 유종들의 경우 이보다 낙폭이 더 큰 배럴당
최저 3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래젠비 미 영세유전협회장은 15달러선의 이라크산 저가원유가 미국
원유시장에 도입될 경우 미산유량의 20%를 차지하는 영세유전업자들이
도산할 것을 우려했다.

그러나 이같은 하락전망에도 불구, 금년도 평균유가는 지난해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에너지연구센터(CGES)는 유가가 하반기에 1달러정도 하락한다해도
OPEC바스켓유종 평균가격은 지난해(16.86)보다 배럴당 1달러 정도높은
17.90달러에 이를 것이란 보고서를 내놨다.

OPEC바스켓유종 평균가격은 지난 1 4분기중 재고감소와 수요증가 현상으로
배럴당 18.45달러를 기록, 예상외의 강세를 보인 까닭이다.

CGES는 또 OPEC가 특별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유가가 4.4분기까지 지속
하락, OPEC바스켓유종 평균가격이 12달러까지 추락할 가능성도 함께 제시
했다.

이는 OPEC가 현재 쿼터량(2천4백52만배럴)보다 1백만배럴이상 증산하고
있어 생산쿼터 감축에 동의 않을 경우 예상되는 상황이다.

OPEC가 과거 유가하락을 경험한 뒤에야 부랴부랴 대책을 수립했던 전례에
비춰볼때 유가의 단기급락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쿼터량재조정문제와 관련해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라크의 산유쿼터량은 하루 3백14만 배럴이었으나 쿠웨이트침공 이후
40만배럴로 축소됐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쿼터량은 5백30만배럴에서 걸프전이후 8백만배럴로
확대됐고 이란은 310만배럴에서 360만배럴로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이들국가는 현재 감산에 응할 뜻이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때문에 쿼터량의 재조정없이 생산한도를 엄격히 준수하도록 감독을 강화
하는 방안에 보다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감독을 강화하면 이라크의 수출물량을 충분히 흡수 가능해 적어도 유가의
단기 급락사태는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이라크이 시장복귀는 유가하락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게 관게자들의 진단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