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실시된 팔레스타인 사상 첫 대선과 총선으로 독립국으로 변신할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자 팔레스타인 전역에 경제재건의 기운이 고조되고 있다.

전화에 시달린 곳이라면 다 그렇듯 이 곳에서도 경제재건을 선도하고 있는
것은 건설부문.

지난 94년 임시정부가 들어선이래 줄곧 검토단계에만 있던 인프라건설
사업들이 이제는 본격 착수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는 우선 가자지구에 항구와 공항을 건설키로 하고
올해중 공사에 착수키로 했다.

도로와 통신 주택건설도 본격화해 3년후로 잡힌 팔레스타인독립국가 출범
때까지 기간산업의 틀을 어느정도 갖춘다는 복안이 마련돼 있다.

이를 위해 올예산에 인프라건설비로 5억달러를 배정해 놓았다.

팔레스타인경제개발의 원천은 해외에서 들어오는 각종 지원금.

미국과 국제금융기관들은 23억달러를 전후복구자금으로 주기로 약속하고
이중 일부를 팔레스타인에 이미 전달했다.

최근에는 유럽연합(EU)이 8억6,500만달러를 제공하겠다고 약속, 개발열기를
더욱 뜨겁게 했다.

같은 동네인 중동지역으로부터의 지원도 활발하다.

요르단은행은 다른 중동은행들과 공동으로 5,000만달러를 들여 팔레스타인
투자회사를 세웠고 몇몇 중동기업들은 서안지구에 담배와 알루미늄공장을
건설할 계획으로 있다.

팔레스타인정부는 이같은 "외부"의 원조에다 "내부"의 지원까지 겹치게
되면 경제개발속도가 한층 빨라질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조국의 정정불안으로 투자를 못해왔던 해외거주 팔레스타인 기업인
들이 이제는 조국경제건설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희망에 차있다.

실제로 일부 해외 팔레스타인 기업들사이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고 있는 팔레스타인이 동포기업인들의 도움까지 받을
경우 오랜 박해와 전화로 물들었던 이 지역에도 경제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