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컴퓨터업체인 휴렛패커드(HP)가 업계 정상자리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탄탄한 기술력을 배경으로한 제품신뢰도를 밑거름으로 "프린터제왕"에서
한걸음 나아가 PC시장의 황제자리를 노리고 있다.

HP는 93년까지만해도 세계PC업계 10위권 밖에 처져 있었으나 지난해에는
일 도시바를 제쳤으며 올 2.4분기에는 AST, 에이서, 델등을 앞서 6위자리를
차지하는등 세계 PC시장의 판도변화를 이끌고 있다.

HP는 특히 올 2.4분기 매출신장률이 상위 5개사의 평균신장률 28%를 훨씬
웃도는 55%에 달해 업계정상공략의 가능성을 엿보이고 있다.

HP는 우선 홈PC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홈프러덕트사업부를 발족했고 멀티미디어기능을
갖춘 첨단디자인의 신제품 "파빌리온"시리즈를 개발해 놓고 있다.

대당 1,500~3,200달러선의 파빌리온 시리즈는 내년 1월부터 독일 프랑스
영국등 유럽지역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HP가 홈PC시장을 주시하고 있는 것은 가정에서의 PC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홈PC시장이 앞으로 크게 확대될 것이란 전망은 세계 각국가정의 PC보급률
에서 유추해볼수 있다.

미 시장조사기관인 링크리소시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PC시장인 미국의 경우
도 홈PC 보급률은 39%에 머물고 있으며 호주 35%, 홍콩과 싱가포르는 각각
32%, 그리고 독일은 30%선이다.

한국의 경우도 가구당 PC보급률은 37%선으로 무한한 시장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웹 매키니 홈프러덕트사업담당은 "앞으로의 컴퓨터시장은 기업이 아닌
일반소비자들의 수요를 흡수하는 업체에 의해 선도될 것"이라며 홈PC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HP는 휴대용PC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데이터퀘스트의 휴대용PC시장분석가인 마이크 맥과이어에 따르면 휴대용
PC의 하나인 노트북PC는 전세계 수요가 올해 1,000만대선에서 오는 99년에는
2,500만대선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등 홈PC시장만큼 무한한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다.

손아귀에 쥘수 있을 정도로 작은 팜탑 역시 올해 100만대시장을 형성한 뒤
99년에는 600만대선에 육박하는등 초고속 성장세가 예상되는 분야이다.

HP는 현재 이 시장에서 15위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통신기능이 강화된 펜티엄급 옴니북5000등 옴니북시리즈 신제품과
E메일과 개인금융수첩기능등 각종 기능을 간편하게 사용할수 있도록
프로그램한 팜탑 HP200LX기종등을 무기로 마케팅활동을 강화하면 점유율
확대는 시간문제라고 프랭크 클로티에 휴대용컴퓨터사업담당은 자신하고
있다.

HP는 이밖에 컴퓨터.주변기기와 여타 정보기기를 통합시켜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네트워킹사업부문 확장에도 주력하고 있다.

마크 페쇼프 아태지역네트워크 컨설팅및 판매담당은 "워크그룹 네트워크
기술컨설팅및 관련제품 마케팅활동을 강화함으로써 97년까지 세계 3대
네트워크공급업체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한다.

미 포천지의 기업신뢰도 조사결과 컴퓨터부문에서 88년부터(90년제외)
6년 연속 가장 신뢰받는 기업으로 꼽힌 HP가 홈PC 휴대용PC및 네트워킹부문
에서의 이같은 시장공략목표를 달성, PC업계 선두자리에 올라설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