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비즈니스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나라 비즈니스계에 "폭탄주" 문화가 있듯이 베트남 비즈니스계에도
나름대로 문화가 있다.

베트남이 유교권에 속해선지 비즈니스의 독특한 문화라는 것이 우리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어서 알아두면 많은 도움이 된다는게 현지
투자자들의 설명이다.

"고위 관리를 만나면 테니스를, 하위직과는 탁구를 치며 접대하는게 이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요령이다.

70년대초 우리 직장인들 사이에 테니스가 한창 유행하던 모습과 흡사하다.

또 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말보다는 문서를, 문서중에서도 팩스를
2~3차례 반복해서 보내는게 바람직하다.

팩스는 각 부처마다 처리실태를 당일 파악하고 있어 공무원을 움직일 수
있다"

지난 93년부터 베트남을 하루걸러 오가며 공단개발을 추진해온 진대오토지
개발공사 하노이법인장(41)의 말이다.

호치민 LG전자 강동원과장은 공무원을 만날 때 명함을 주지않는 관리는
일단 조심하라고 충고한다.

이곳 공무원들이 외국인투자자들을 봉으로 인식, 자신의 업무와 관련이
없어도 담당자인양 행세하며 외국인을 놓지 않으려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강과장은 회계방식을 정직하게 등록하는게 좋다고 말한다.

회계기준이 없어서 기업마다 다른 방식으로 회계장부를 기록하는데 정직한
회계를 하느냐가 사후 정부의 신뢰를 얻느냐 못얻느냐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신승택 삼성전자호치민법인장은 중소기업은 컨설팅업체를 이용하고 대기업
과 중견기업은 정부산하 국영기업중에서 합자파트너를 구해 이들에게
일정부분 책임을 맡기는게 시간과 비용등 정력을 아끼는 요령이란다.

정보채널이 귀하기 때문이다.

그는 핵심적인 얘기는 공식적인 자리에선 되도록 피하고 사적인 자리마련을
위해 집으로 찾아가는 것도 경우에 따라 필요한데 사무실과는 달리 따뜻한
대접을 받기도 한다고 귀띔한다.

신법인장은 또 양주선물은 되도록 피하란다.

시장에서 팔리는 양주의 십중팔구가 가짜여서 이들도 양주선물은 별로
탐탁치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베트남관리와 아무리 친하더라도, 또한 어떤 자리에서건 베트남
전쟁에 관한 얘기, 특히 한국군이 참전했던 얘기는 절대 꺼내지 말것을
당부했다.

VPS(베트남제철-포항제철합자법인)의 이동식사장은 투자초기 각종 인.허가
를 받는 과정에선 충분한 시간을 갖고 대처할 것을 충고했다.

한국에서 1년 걸릴 일이 이곳에선 1년6개월정도가 소요된다고 보고 일을
처리하는게 좋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이곳은 모든 의사결정이 만장일치제인데다 상호감시체제가 구축
돼있다. 따라서 한국에서처럼 어떤 실력자를 안다고 했다간 오히려 당사자를
곤란케하고 될 일도 안된다"며 "입조심"할 것을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