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사 특약 독점 전재 ]]]


요즘처럼 자유무역이란 말이 유행되던 때는 없었다.

93년12월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이 타결됐을 때 협정서명국들은 관세인하
비관세장벽폐지등을 굳게 약속했다.

자유무역을 위한 노력은 지역별 무역자유화 움직임에도 드러나고 있다.

자유무역지대(FTA), 관세동맹을 향한 열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자유무역을 위한 범지구적 노력과 지역주의를 병존가능한
상호보완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일부는 서로 상치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후자는 FTA가 세계무역 자유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세계무역기구(WTO)의 기본정신은 비차별주의이다.

한나라가 특정국가와의 무역에서 관세를 인하할 경우 모든 나라에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원칙이다.

미국은 이같은 비차별주의 원칙을 신봉해왔으나 82년부터 입장을 바꿔
지역협상에 초점을 맞추기로 선회했다.

이제 미국은 지역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88년 캐나다와의 FTA를 발족했고 93년에는 멕시코를 포함해 북미자유무역
협정(NAFTA)을 체결했다.

클린턴행정부는 "FTA에 홀려있다"고 묘사될 정도이다.

클린턴행정부는 2005년까지 NAFTA를 미주전역으로 확대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야심찬 계획은 아.태경제협력체(APEC)포럼에서 추진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WTO에 따르면 48년부터 지난해까지 109개 지역협정이 맺어졌으며 이중
3분의1은 90년부터 4년간 이뤄졌다.

올 1월에는 오스트리아 핀란드 스웨덴이 유럽연합(EU)에 신규가입했고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도 출범했다.

이러한 추세를 순수하게 무역이란 관점에서 보는 것은 옳지 않다.

APEC은 경제문제와 함께 지역안보를 생각하고 있다.

EU와 북미 사이의 논의는 탈냉전시대에 두진영 관계를 보다 공고히 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함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얻게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과연 옳은 생각일까.

미 스탠퍼드대학의 폴 크루그만교수는 지역 FTA가 그것의 "자연적인
성격"으로 인해 교역을 더욱 증진시킬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무역이 비교우위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지리적인 여건에도
영향받는다고 말한다.

인접국가간 교역이 많은 것이 보통이어서 FTA가 무역구조를 왜곡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얘기다.

올 4월 "지역주의와 세계무역체제"란 제목으로 WTO에 제출된 보고서의
견해도 이와 일치한다.

경제학자들은 보고서에서 EU창설로 역내국가간 교역이 크게 늘었으며
역외국가와의 교역도 GDP에 대한 비중으로 볼때 훨씬 증가했다는 점을
내세운다.

미 국제경제연구소(IIE)의 제프리 프랑켈, 미주개발은행의 에르네스토
스테인, 하버드대학의 샹진 웨이등은 그러나 지역주의가 자연적인
현상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이들에게 지역주의는 "초자연적"인 것일지 모른다.

이들은 65년부터 90년사이 63개국가의 교역현황을 검토했다.

경제규모, 지리적인 원근, 공동국경, 언어등을 기초로해 실제 교역규모와
예상치를 비교한 결과 EU 메르코수르 안데스협정의 회원국간 교역량은
예상치보다도 훨씬 웃돌았다.

90년 메르코수르의 역내교역은 예상치보다 8배나 많았던 것이다.

이는 지역주의로 인해 무역구조가 왜곡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FTA의 원산지규정은 또한 세계의 무역활성화를 가로막는다.

미 뉴욕 콜럼비아대학의 바가와티교수가 지적했듯이 각국으로부터 부품을
모아 완제품을 조립생산하는 글로벌경제시대에있어 원산지규정은 한마디로
웃기는 얘기이다.

미 메릴랜드대학의 파나가리야교수는 지역주의가 안고 있는 또다른
문제점을 지적했다.

멕시코와 같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나라가 미국처럼 개방적이고
수출이 많은 국가와 FTA를 결성할 때 관세수입은 현저히 줄어들게 마련이다.

제3국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로 인해 전반적인 수입제품 가격은 떨어지지
않을수 있다.

그럴경우 관세수입은 멕시코정부로부터 미국의 수출업자 손에 떨어진다.

멕시코기업은 미국의 관세율이 이미 낮기 때문에 이런 혜택을 누릴수없다.

비평가들이 말하듯 FTA 역내국민들은 결과적으로 범세계적인 자유무역을
재촉하지 않는다.

이것이 진짜 문제이다.

FTA의 지지자들은 물론 FTA가 3가지 측면에서 세계무역자유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첫째 역내교역활성화는 WTO의제에 포함돼 있지 않거나 미진한 부문의
자유화를 촉발시킨다는 것이고 둘째는 지역포럼이 참가자 수가 적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할수 있으며 셋째 역내교역은 특히
개발도상국들의 궁극적인 무역자유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전적으로 타당한 것이 아니다.

멕시코의 경우 NAFTA입장료로 노동과 환경기준을 선진국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이면협정을 맺어야했다.

교역을 전제조건으로 가난한 나라로 하여금 노동.환경기준을 끌어올리라고
강요하는 것은 상대방을 가난하게 만들 뿐이다.

지역주의가 범지구적 협상보다 경제개혁을 더 가속화할 것이란 주장도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100개가 넘는 국가가 참여한 UR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걸린 시간은
7년이지만 미국과 캐나다간 FTA협상은 두나라임에도 불구하고 3년이나
걸렸다.

지역주의가 개혁을 지향하고 있다는 3번째 주장도 그렇다.

NAFTA는 멕시코의 경제개혁을 유도했는가.

아니다.

미국은 멕시코경제가 이미 자유화됐기 때문에 협상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WTO는 FTA가 가능한 비차별적이 되도록 힘써야한다.

최근의 연구보고서는 3가지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첫째 모든 형태의 교역을 허용하고 대외무역장벽을 높이지 않는
범위내에서 FTA와 관세동맹을 허용하는 GATT규정 24조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이다.

둘째 FTA서명국가들은 협정이 발효되기 앞서 이를 WTO에 보고토록해
검토하는 것이다.

셋째는 FTA감시기구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WTO회원국가들이 범지구적 무역자유화를 원하지 않을 경우 이러한
안전장치는 별무소용일 것이다.

무역자유화에 대한 논의가 단순한 유행으로 치부되지 않으려면 변화를
찾아야할 것이다.

< 정리=김재일기자 >

( ''Regionalism and Trade''c The Economist, London. 1995.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