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 박영배 < 특파원 > ]]]


얼마전 미국과 프랑스는 브라질의 전력공사수주로 한판 붙었다.

수억달러에 상당하는 공사여서 정부차원의 총력로비가 전개됐음은 물론
이다.

결과는 미국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미중앙정보국(CIA)이 입찰정보를 빼내 자국기업에 흘림으로써 승리를
이끌어 낼수있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CIA는 미국의 이익이 있는 곳이면 중동 동남아 유럽 어느곳이고
달려간다.

특히 산업및 정부공사등의 정보수집에 매진, 맹활약을 보이고 있다.

소련 몰락이전, 냉전시대에 스파이활동과 공작에 전념하던 이 기관이 무역
전쟁시대를 맞아서 산업정보수집에 총력을 쏟고 있는 것이다.

새로 임명된 존 더치 CIA국장은 공공연하게 무역대표부나 재무성이 자신들
의 최대 고객이라고 말할 정도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CIA활동을 비판하는 여론이 심심찮게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마디로 이 기관의 정보는 신뢰할수 없다는 것이다.

혹자는 연간 2백80억달러에 이르는 예산을 정당화 하기 위한 방편으로
경제문제에 손을 대고있다는 혹평도 서슴치 않는다.

CIA정보를 믿을수 없는 대표적인 예로 과거 소련내에서의 활동을 든다.

CIA는 붕괴직전에 이른 소련을 두고 "소련경제 이상없다"는 진단을 내렸던
것이다.

이런 사실은 하바드대학의 인구통계학자인 니콜라스 에버스타트의 저서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CIA는 소련이 심각한 적자경제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이를 알지 못했을
뿐더러 고르바쵸프가 적자를 공포한 다음에야 심각한 사정을 알아차렸다는
것이다.

당시 사설 연구기관도 알고 있었던 공공연한 비밀을 CIA만 모르고 있었던
꼴이 됐다.

더욱 가관인 것은 소련의 생산력이 70년대와 80년대에 감소했음에도 같은
기간의 개인소비는 2배 증가한 것으로 통계를 집계했던 것이다.

또 소련경제가 서유럽만큼이나 발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분석도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대목이다.

CIA기능축소의 또 한가지 이유는 이미 국무성이나 상무성등에 포진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정보수집및 분석이 CIA를 능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등이 CIA의 기능을 제한해야 한다는 여론형성의 토대가 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6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