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이봉구특파원 ]일본정국의 향방을 가늠할 참의원선거가 23일 실시
된다.

2백52석의 참의원 의석중 지역구 76석, 비례대표 50석등 1백26석을 새로
뽑는 이번선거의 최대 초점은 사회당을 비롯한 연립여당이 어느정도 의석을
확보하느냐는 것이며 이는 무라야마 도이이치총리의 진퇴및 연립정권의
유지여부 등에 직결된다.

정당간 정책 대결이나 뚜렷한 쟁점이 없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
결과는 자민 사회 신당사키가케 3당의 연립정권 유지를 놓고 끊임없이
제기돼온 시비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를 묻는 성격이 짙다.

이 때문에 선거의 최대 관심은 사회당이 어느정도의 의석을 확보하느냐
하는 "승패 라인"에 쏠리고 있다.

무라야마총리의 퇴진과 향후 연립정권 지속의 전제 조건에 직결되고 있는
이 승패 라인은 사회당의 경우 지난 92년 선거에서 획득했던 22석, 연립여당
전체로는 75석의 현의석(자민 33,사회 41,사키가케 1석)을 유지하는 선이다.

그러나 선거운동 초기에 무라야마총리나 연립여당 수뇌들이 표명했던
이같은 기준은 종반에 접어들면서 낮아져 사회당은 15석정도로,연립여당은
"전체 개선의석(1백26석)의 과반수인 64석 정도면 연립정권에 대한 국민의
재신임을 받은 것으로 본다"는 식의 견해가 표출됐다.

무라야마총리는 심지어 의석 획득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고 당초 자신이
설정한 22석의 승패라인에서 크게 후퇴했다.

승패라인이 이처럼 낮아진 것은 연립여당의 고전과 통합야당인 신진당의
약진이 예상됐기 때문.

당초 한자리수 의석 확보에 그칠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던
사회당의 경우 무라야마총리의 유세 강행군과 도이증의원의장의
"비공식적인"지원 등에 힘입어 열세를 다소 만회했으나 22석확보는 무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자민당측 역시 연립3당을 합해 70석 확보가 어렵다는 언론 여론조사등이
나오면서 개선의석의 과반수로 안전판을 설정하면서까지 오히려 무라야마
총리의 "속투"를 유도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만큼 무라야마총리를 대표주자로 내세운 연립정권의 유지에 총리 본인
이나 자민당이 집착하고 있는 셈이다.

제1당인 자민당이 무라야마총리 구도를 유지하려 하는 것은 무라야마총리가
퇴진할 경우 맞부닥쳐야 할 후계문제에 대한 당내 파벌의 부담이 작용하기
때문이라는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총리지명을 둘러싼 당내 혼란을 우려, 당분간은 무라야마총리를 얼굴로
내세우는게 낫다는 이해관계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당내기반이 취약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고노 요헤이총재를 당장
총리로 앉힐 경우 그를 다시 퇴진시키는게 어렵기 때문에 총재선거를 통해
승부 내기를 희망하는 당내 사정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자민당총리"의 연립정권 구성에 사회,신당사키가케가 동조할지도
미지수이기도 하다.

이번 참의원 선거결과가 몰고 올 일본정계의 향후 흐름은 크게 두가지.

우선 무라야마총리 체제유지로 결론이 날 경우 정국의 초점은 내각개편,
가을의 자민당총재선거, 나아가 중의원 해산및 총선거로 이어지는 정계개편
으로 모아지게 된다.

반면 사회당의 참패로 무라야마총리가 사퇴할 경우 사회당분열, 각당지도부
인책, 사키가케 연정 이탈등 연립정권 구도를 계속 유지하느냐의 문제로
직결되면서 일본정계는 여야를 막론한 파란정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