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상황을 알려면 미국경제상태부터 알아야 한다.

미경제력이 과거보다는 못하다해도 여전히 세계경제는 미국의 손에서
좌우된다.

미경제상황에 맞춰 바뀌는 미국금융정책은 다른 나라의 금융정책뿐 아니라
국제금리와 국제환율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때문에 미경제의 현재와 미래는 항상 세계의 주목을 받는다.

이와관련 미금융기관과 경제연구소에 종사하는 16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올하반기의 미경제상황을 진단, 앞으로 미국경제가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주고 있다.

이들의 올하반기 미경제전망은 "성장률 2.3%, 물가상승률 3.3%, 실업률
5.9%, 연방기금금리 5.4%"로 요약된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그동안 우려되던 경기후퇴는 발생하지 않고 미금융
당국이 원하는 대로 미국경제가 소프트랜딩에 성공한다는 것이다.

연착륙으로 표현되는 소프트랜딩은 과열돼 있던 경기가 물가불안을 야기
하지 않고 완만하게 둔화돼 적정성장률을 유지함을 뜻한다.

미중앙은행인 연준리(FRB)는 적정성장률을 2.5% 안팎으로 보고 있다.

미국경제는 지난해 4.4분기에 5.1%라는 매우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작년한해동안 4.1%의 성장률을 보였다.

선진국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면서 미국같은 고도선진국으로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고성장이었다.

경기과열억제를 위한 FRB의 금리인상으로 올들어서는 성장률이 급속히
둔화돼 지난 1.4분기중 2.7%로 떨어졌다.

지난 2.4분기 성장률은 아직 집계되지 않고 있다.

미정부는 이달말 2.4분기의 잠정성장률을 발표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2.4분기성장률이 1%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결과 지난 상반기 성장률은 1.2%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경제가 하반기에는 상반기의 거의 두배에 달하는
2.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는 근거로 FRB가 지난 주말 실시한 금융
완화책을 꼽고 있다.

FRB는 약3년만에 처음으로 정책금리를 인하, 연방기금금리목표대를 6%에서
5.75%로 내렸다.

FRB는 경기침체기미를 완전히 잠재우기 위해 연말안에 다시한번 금리를
인하, 연방기금금리를 5.5%밑으로 낮출 것 같다는게 이코노미스들의 분석
이다.

미경제는 하반기에 2.3%로 성장률이 회복된후 내년에는 좀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따라 미경제의 침체기미로 세계전체의 경기회복세도 멈출 것이라던
항간의 불안이 사그라들게 됐다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진단한다.

이들은 앞으로 국제금리도 지금의 하락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달부터 나타나고 있는 국제금리하락세가 미금리인하
정책으로 하락속도가 좀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하반기및 내년의 안정된 미경제성장 전망으로 클린턴
미대통령과 그린스펀FRB의장의 정치적 운명도 밝아지게 됐다는 촌평도
곁들인다.

미경제가 우려되던 침체의 나락으로 빠져들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을 누릴
것으로 나타남으로써 클린턴대통령은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재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내년 3월로 두번째 4년임기가 끝나는 그린스펀의장도 경제안정화의 공로로
클린턴에 의해 다시 의장으로 임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이정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