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야심찬 독자개발 휴대폰기술 PHS(퍼스널 핸디폰 시스템)를 무기로
세계 차세대 휴대폰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일본 NTT의 자회사 2사와 DDI는 지난 1일부터 일본 수도권과 홋카이도
(북해도) 주요도시에서 PHS서비스를 개시했다.

오는 10월에는 JR의 통신자회사도 참여, 일본 주요도시로 서비스가 확대
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몇년안에 PHS서비스가 아시아 전지역으로 확산돼 가입자가
수천만명 이상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하고 있다.

PHS는 기존 셀룰러(아날로그방식의 이동통신)방식보다 휴대폰 크기가 작고
이용료가 저렴한 대중형 차세대 휴대폰 통신시스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PCS(퍼스널 커뮤티케이션 시스템)라는 이름으로 각각
독자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도 장거리전화사와 통신사들이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어가며
시장 선점을 위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PHS의 최대장점은 저렴한 가격.

셀룰러 방식처럼 휴대전화기로 언제 어디서나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으면서도 가격은 기존 셀룰러폰의 약 5분의1에 불과하다.

전화및 송.수신기지시스템에 필요한 기술이 단순해 셀룰러 방식보다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PHS의 이런 "대중성"이 아시아 휴대폰 시장진출에 적격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더욱이 (HD)TV나 셀룰러방식 프로토콜개발주도권을 잡는데 실패한 쓰라린
경험이 있는 일본정부는 국내개발에 성공한 하이테크기술이라는 점때문에
PHS성공에 유난히 집착하고 있다.

일본 우정성은 대폭적인 규제완화를 통해 PHS이용료를 셀룰러 방식의 약
60% 수준으로 낮췄다.

우정성이 통신업자및 전화업체들에게 저가를 유지하도록 은근한 압력을
넣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을 정도이다.

세모토 사치오 DDI셀룰러및 장거리사업부문 부사장은 "일본이 그동안
이렇다할 새기술을 내놓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PHS는 이런점에서
일본최초의 독자기술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홍콩,싱가포르,중국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이미 PHS시스템이 시범
운영되고 있다.

이들 아시아 국가들은 이 시스템의 도입 결정에 앞서 일본의 시행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SG워버그 일본현지법인 분석가 배리 다간은"오는 2000년까지 일본 PHS
가입자는 현재 셀룰러방식의 기존 휴대폰 가입자수와 맞먹는 1천만명에 달할
것"이라며 "2005년에는 2천만명으로 가입자수가 5년만에 두배로 폭증할 것"
이라고 점쳤다.

그러나 PHS의 성공이 반드시 보장된 것은 아니다.

우선 기존 셀룰러폰과겨룰만한 경쟁력을 갖췄냐는 점이다.

PHS는 통화가능지역이 기존 셀룰러폰보다 좁다.

국제전화도 할 수 없으며 기존 셀룰러폰과 통화도 불가능하다.

길거리를 걷거나 정차한 승용차안에서는 사용할 수 있지만 달리는 차안
에서는 전화를 할 수 없다는 점도 커다란 단점으로 꼽힌다.

셀룰러폰 업체들도 PHS공세에 맞서 가격파괴를 단행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 우위도 위협받고 있다.

더욱이 아시아지역외에서는 미국및 유럽의 PCS와 경쟁 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확대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PHS업체들이 통신가능지역의 제한등 드러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어 과연 휴대폰시장의 주도권을 누가 잡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노혜령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