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멀티미디어용 디지털케이블TV의 국제표준규격을
2원화하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ITU는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 전기통신표준화회의에서 고선명 화상의 전송에
적합한 직교변환(64QAM)방식과 아날로그방식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잔류측파대
(16VSB)방식등 2가지 방식을 국제규격으로 인정키로 했다.

국제표준으로 2개의 방식이 동시에 인정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서는 디지털 케이블TV의 보급및 관련기기의 생산원가
절감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직교변환방식은 유럽의 전기통신표준화기구(ETSI)가 제창한 것으로 미국과
일본도 이같은 방식에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아날로그방식의 케이블TV가 국내에 널리 보급돼 있기
때문에 직교방식보다 전송량이 약 30% 많은 잔류측파대방식도 채용해야
한다고 주장, 이번 ITU회의에서 받아들여진 것이다.

이들 양규격은 압축된 동화상을 케이블로 전송할 때 사용하는 신호처리방식
으로 케이블TV의 가정용수신장치와 주문형비디오용 기기의 규격을 좌우하기
때문에 세계 전자기기업체가 규격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이번 ITU의 결정에 따라 앞으로 일본과 유럽에서는 직교변환방식, 케이블TV
선진국인 미국에서는 2개방식 모두가 혼재하게 될 전망이다.

이와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통일규격부재로 양산에 따른 원가절감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우려했다.

디지털 케이블TV는 보고싶은 영화를 원하는 시간에 볼수 있는 주문형비디오
(VOD)와 TV쇼핑등을 즐길수 있는 차세대 케이블TV로 미국에서는 타임워너
등이 이미 실험을 개시했으며 일본에서도 스미토모상사계열의 스기나미
케이블TV가 구축에 착수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