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년 구소련붕괴이후 계속 침체해 오던 러시아의 경제가 올해 처음
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의 미셸 캉드쉬 총재가
29일 전망했다.

그는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내각이 IMF가 제공한 인플레 억제
프로그램을 충실히 이행한다면 올해 러시아 경제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러시아 경제의 전환점은 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서 러시아 경제개혁의 성과 중 가격자유화와 민간부문의 성장을
청신호로 예시하면서 "일부 부정적인 견해가 있긴 하지만 러시아내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왔고 경제부문의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캉드쉬 총재는 아울러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도 러시아의 개혁을 지원해줄
것을 촉구했는데 레리 서머스 미재무차관은 러시아에 대한 원조를 억제하는
것이 "중대한 실수"라며 캉스쉬총재의 견해를 지지했다.

최근 워싱턴 정가에서는 체첸공화국에 대한 러시아의 무력침공이 러시아내
에서 개혁작업이 후퇴하고 있는 징표라며 러시아에 대한 원조를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왔다.

러시아에서 2주전에 수락된 이번 인플레억제 프로그램은 구소련붕괴
이후에 추진되기 시작한 러시아의 자유시장개혁을 지원하는데 쓰일 65억
달러규모의 차관제공을 위한 길을 열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프로그램은 예산적자를 50% 감축하고 지난1월에 17.8%를 기록했던
인플레를 연말까지 매월 1%씩 줄여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캉드쉬총재는 은행부문과 기업혁신 분야에서는 진전이 거의 없었음
을 지적하면서 러시아중앙은행이 과거 기업에 대한 대출 남발로 통화공급이
늘어나 인플레를 유발했던 점을 상기시키면서 긴축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하며
국가지출을 현 GDP의 11%수준에서 5~6%수준으로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