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는 이번 지진으로 적지않은 피해를 입었지만 현재 회복세에 있는
경제전체의 방향을 돌릴 정도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지진이 발생한 긴키(근기)지역의 도로와 항만이 파손되고 이지역
산업체들의 공장가동이 완전 중단되거나 부분조업에 머무르는등
업계가 입고 있는 피해는 매우 크다.

그러나 이같은 피해가 일본경제 전체에 깊은 주름살을 줄만큼 대단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일본경제가 기본적으로 워낙 건실해 이정도의 피해는 지진 피해를
입지 않은 다른 지역의 경제활동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도 빠른
시일내에 복구할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이다.

또한 일본경제가 지금 완전한 활황기에 들어서 있지 않은 탓에
기업들은 전국에 산재한 모든 공장들을 완전 가동시키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긴키지역에 소재한 공장들의 생산활동이 앞으로 정상화되기
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해도 다른 지역에 있는 공장들을 풀가동
시킬경우 긴키지역에서 잃은 생산손실을 충분히 만회할수 있어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때문에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보고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8일 이번 대지진이 현재 회복세에 있는
일본경제에 그다지 커다란 위협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단기적으로는 적지않은 손실을 입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피해복구를
위한 대규모 자금투입으로 경제성장률이 오히려 높아질수 있다는
낙관론을 펴고 있다.

피해를 복구하기위한 재건축바람으로 일본경제가 궁극적으로는 오히려
활력을 얻게 될것이라는 판단이다.

지난해 미L.A에서 진도 7.2의 대지진이 발생한 후 활발한 피해복구활동
으로 캘리포니아경제가 오히려 활기를 띠었다는 사실에서 볼때 일본도
당장은 경제적손실이 불가피하지만 약 1년후에는 경제활동이 더 강해질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일본경제기획청은 이번 지진으로 긴키지역 경제활동의
정체상태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일본경제전체에 마이너스영향을 주게
될것으로 우려한다.

긴키지역의 경제가 일본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7%나 되므로
이 지역경제침체가 예상외로 오래가면 경제전체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히
커질 것임은 누구라도 예상할수 있다.

경제기획청은 도로 항만등 물류시설이 크게 파손돼 업계의 생산활동이
차질을 빚고 있고 이 지역에 대한 생필품공급에 애로가 발생,물가가
급등하는 사태가 발생할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는 현재 예견할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지적하고 있어
이번 지진에 따른 경제손실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다.

전문가들은 지진의 대략적인 피해액이 3조엔(3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이 예상피해액은 일본국내총생산(GDP)의 약 1%에 이른다.

금액상으로는 엄청난 숫자이지만 세계2위를 자랑하는 일본경제의 규모로
볼때는 그다지 큰 금액은 아니다.

경제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또다른
근거는 업계나 정부 모두 자금이 풍족,피해복구시 자금이 쪼달리는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결과 자금부족으로 국제자본시장에서 피해복구비를 끌어써야 할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번 지진이 세계금융시장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가지 예상되는 문제점은 전체 복구비가 너무 많아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일본정부에 상당한 부담을 줄것이라는 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