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네트워킹용 소프트웨어부문의 "최강자"로 통하는 미국의 노벨사가
위기에 맞닥뜨렸다.

컴퓨터 소프트웨어업계의 "제왕"인 미마이크로소프트사가 노벨의 아성을
넘보기 시작,창사이래 최대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시련이 노벨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노벨은 지난 13일 자사의 네트워킹용 소프트웨어인 "네트웨어"의 네번째
개정판인 4.0버전의 결점을 보완,4.1버전을 내놓았다.

네트웨어는 노벨이 네트워킹용 소프트웨어시장의 75%가량을 장악할수
있게 한,말하자면 노벨의 오늘이 있도록 한 최대 공신인데 이제품이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략리스트에 올라 앞날이 순탄치 않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컴퓨터운영체계하면 곧 MS-DOS를 떠올릴 만큼
아성을 구축해오는 동안 노벨은 이제품을 통해 네트워킹부문에서의
마이크로소프트사로 성장했다고 할수 있었던 것.

그러나 "천하"의 주인이 여럿일 수는 없는 법이듯이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윈도즈NT"가 컴퓨터 네트워킹에 필요한 기능을 갖추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전체 매출액 가운데 네트워킹용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50%를 넘는 노벨의
경우,마이크로소프트에게 이시장을 넘겨주게 되면 설자리를 잃는 거나
다름이 없어 노벨은 자구책을 강구해야만 했다.

하지만 노벨의 대응은 그리 뛰어나지 못했다. 자사보다 덩치가 3배나
큰 마이크로소프트에 정면으로 대응하려 했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의 기를 꺾어놓으려 기를 썼다.

워드퍼팩트사를 흡수하고 볼랜드사로부터 스트레트시트 부문을 따내
컴퓨터 운영체계및 여타 응용소프트웨어로까지 업무영역을 넓히는등
마이크로소프트 "구역"까지 건드리면서 마이크로소프트를 찝적거렸다.

로버트 프랑켄버그에게 노벨의 최고경영자 자리를 물려줬던 레이먼드
누드라사장의 전략적인 실책이 화를 부른 셈이었다.

여기에 지난 92년초 판매하기 시작한 네트웨어 4.0버전이 결점이 많고
쓰기에 어려워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하기 시작,마이크로소프트가 움직일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줬다.

이제 노벨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정면으로 맞붙었다고 할수 있다.

노벨은 네트웨어4.1버전을 내놓은 이튿날 사무용 통합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는 "퍼펙트오피스"를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MS오피스"를 겨냥한 제품으로 12억달러 정도로
추산되는 사무용 통합소프트웨어시장의 85%를 차지하는 리더제품에
노벨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노벨의 네트웨어4.1버전은 시장에서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이전의 오류가 수정됐으며 워드프로세서와 스프레트시트기능이 추가되는
등 제품의 성능면에서는 경쟁제품을 압도한다는 풀이다.

그러나 상대가 마이크로소프트인 탓에 전문가들은 노벨의 앞날이
순탄치만을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다시피 하는 실정이다.

2등을 용인하지 못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경쟁상대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우려섞인 눈길로 노벨의 앞날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