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러시아와 동유럽의 돈세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제 막 시장경제의 첫발을 내디딘 이들 지역은 아직 금융 인프라
및 관련법규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않아 떳떳치 못한 돈의 세탁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국제조직범죄단체들은 이지역의 돈세탁이 방임되고
있는 것을기화로 조직의 자금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제연합(UN)에 따르면 공산주의 붕괴후 전세계에서 세탁되고 있는
돈의 규모는 연간 약 3천억달러.이가운데 상당부분이 러시아 및
동유럽을 거쳐 세탁된다.

러시아에서는 범죄조직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20억달러 가량의
돈이 매달 세탁후 국외로 유출되고 있다.

이를 보다못한 유럽회의 33개 회원국과 미국등 세계 40여개 국가는
지난 1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모여 돈세탁과의 전쟁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3일간 이어진 이번 "전환기국가들의 돈세탁"회의에 참가한 이들 국가의
정부관료 및 금융관계자들은 시장경제의 전환기에 있는 구소련 및 동유럽
의 돈세탁이 전세계의 금융질서 및 사회기강을 흐트리는 심각한 수위에
이르렀다고 진단하고 강구책 마련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들은 이날 채택한 선언문에서 "돈세탁은 나라의 재산을 갉아 먹는
약탈행위며 사회를 위협하는 원흉이다"라고 목소리 높여 돈세탁을
비난한뒤 각 나라 은행과 정부가 협심해야만 돈세탁을 뿌리 뽑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참가국들은 돈세탁방지를 위해서는 각국 은행들이 의심쩍거나 수상한
돈거래에 대해서는 즉시 정부 당국에 고발해야 된다는 것과 각 나라
정부가 돈세탁을범죄로 규정함과 동시에 처벌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