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고객을 노려라"

미포드 유럽본부가 여성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신차개발
에 여성으로만 구성된 마케팅팀을 합류시켜 관심을 끌고 있다.

신참비서에서부터 전문엔지니어에 이르기까지 유럽 10개국에서 선발된
20명의 여성으로 조직된 이 팀이 발족한 때는 지난 91년 10월.

신차개발담당 엔지니어및 디자이너들에게 "여성도 운전자이며 자동차에
대한 욕구는 남성과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주는등 여성의 시각으로 자동차
개발방향을 조언해 주는 것이 이들의 임무이다.

포드유럽이 이 팀을 조직한 것은 자동차를 대하는 여성들의 태도가 남성들
의 그것과는 확연히 구분된다는 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드의 자체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과는 달리 업체들이 선전하는
자동차의 품위(?)에 집착하지 않는다.

여성들은 또 자동차의 기계적인 측면에 무관심하고 세차도 자주하지 않으며
타던 차를 쉽게 바꾸지도 않는다.

물론 가격에 걸맞는 안전성과 신뢰도, 낮은 유지비용, 주차의 용이성및
스타일등에 대한 관심은 남성에 못지 않다.

지난 80년대 초반부터 미국에서 유사한 조직을 운영해 왔던 포드가 유럽
에서도 이 조직을 구성한 것은 유럽내 여성고객층이 두터워지고 있기 때문
이다.

유럽여성이 자동차를 사는 경우는 전체수요의 26%정도로 50%에 육박하고
있는 미국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소형차만큼은 절반을 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포드는 이 팀의 활동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오는 96년에 선보일 초소형 "시티카"는 이 팀의 조언에 따라 좌석을 여성의
몸집에 맞게 설계했으며 내부장식의 돌출부분도 손톱이 망가지지 않도록
둥글게 마감처리했다.

딜러점에는 어린이들이 놀수 있는 공간을 배치하고 시험주행시 어린이가
함께 탈수 있도록 좌석을 따로 마련한 것도 여성을 고객으로서 대우해야
한다는 이팀의 충고를 받아들인 대표적인 예이다.

이밖에 광고표현에서도 단지 가족이나 승객으로서의 여성이 아니라 운전자
로서의 여성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시안을 마련하는등 이 팀의 조언을 적극
수용함으로써 여성고객층을 대폭 확대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