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부가 제2단계 수출드라이브를 선언하고 나섰다.

클린턴행정부는 5일 의회에 제출한 수출증대를 위한 중장기 정책보고서를
통해 오는 2000년의 미수출을 현재의 약 2배인 1조2천억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 수출목표치는 지난해 전세계교역액(수출기준)의 약 30%에 상당하는
엄청난 액수이다.

이 야심적인 수출목표는 지난 10여년간 일본과 독일,동남아의 신흥공업국
에 잠식당한 세계수출시장을 탈환하겠다는 클린턴행정부의 야심을 보여
주는 것이다.

동시에 앞으로 미국의 해외시장개방압력과 민간기업에 대한 정부의
수출지원이 한층 강화될것임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각국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론 브라운상무장관은 이 보고서에서 지난 1년여동안 정부가 취해온
수출드라이브정책이 큰 효과를 냈다고 자평하면서 그동안 추진해온
민간수출기업지원책과 정부관리의 해외시장개척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 1년간 정부의 수출드라이브정책으로 미국수출은 한해전보다
3백억달러 늘어난 6천5백9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특히 3백억달러의 증가분중 대통령과 정부관리들이 직접 해외에서
따낸 수출계약이 1백70억달러에 달해 클린턴정부로 하여금 수출강화에
더욱 진력하도록 만들고 있다.

미정부는 2단계 수출드라이브전략으로 기업가들을 대동한 정부관리들의
해외순방을 더욱 늘려 해외현지에서 각국 정부인사들과 접촉하면서 정부
차원의 수출계약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함께 민간기업에 대한 연구개발비지원을 더욱 늘리고 지금까지
소홀히 다루어졌던 중소수출업체들에 대한 수출지원을 본격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밖에 미첨단기술의 수출을 용이하기위해 냉전시대의 수출규제정책을
더욱 과감하게 철폐하고 그동안 수출에 걸림돌이 돼온 금융정책을
개선해 나간다는 것이 2단계 수출확대정책의 기본 골격이다.

클린턴행정부는 지난 1년여년간 수출확대를 국가정책의 최우선으로
삼아왔다.

기업들에 대한 정부차원의 연구개발비지원을 확대했고 대통령자신뿐만
아니라 고위관리들이 직접 수출일선에 나서 기업들의 해외판매를 측면
지원했다.

국방부와 에너지부의 주관하에 민간업계의 첨단기술개발지원금으로
4억7천만달러를 책정,관련 기업들과 합작으로 신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10년동안 지속될 이 지원정책은 매년 중점 기술개발사업을
선정해 각 사업별로 적게는 수백만달러에서 많게는 수천만달러의
정부지원금을 배정할 계획으로 있다.

이는 기존의 미국사회의 통념을 깨트리고 정부가 수출정책을 주도해
나가려는 획기적인 방향전환이다.

클린턴대통령의 민주당정부는 과거 10여년간의 공화당정부가 민간기업에
대해 간섭을 하지 않아온 "자유방임주의 정책"이 미국의 국가경쟁력을
위축시키고 해외시장을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있다.

경제가 최우선인 지금의 글로벌경제시대에서는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클린턴정부의 기본 생각이다.

대통령을 필두로 정부고위관리들이 기업들을 대신해 대규모 수출계약을
성사시켜온 것은 클린턴정부의 과거와 다른 수출정책을 대변하고 있다.

지난 6월 클린턴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왕실과 직접 접촉, 보잉사와
AT&T(미전신전화사)가 각각 50억달러및 40억달러치의 대사우디수출계약을
성사시키도록 만들었다.

이어 지난 8월에는 브라운상무장관이 수십명의 기업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 중국정부로부터 약 60억달러치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

미정부의 이같은 수출드라이브정책은 다른 나라의 수출정책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독일 프랑스등 미경쟁국들은 그동안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미국의 수출확대정책을 비판해왔다.

그러나 미국이 수출확대정책을 더 강화해 나가기로 함에 따라 다른
선진국들도 미국식의 수출드라이브정책을 펼쳐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따라 앞으로 선진국들의 수출확대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
확실하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