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소련권 국가들의 에너지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에너지 공급원 역할을 해온 러시아의 석유생산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고
우크라이나와 벨로루시공화국등 인접국들은 제때 원유수입 대금을 지불
하지 못해 러시아로부터 공급 중단 위협을 받고 있다.

러시아 석유산업부에 따르면 올들어 7월말까지 러시아의 원유생산은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하루 평균 6만2천t 줄어들었다.

1~7월 전체 누계로는 당초 계획 물량보다 4백72만t 감소했다.

올해 전체적으로는 연초 목표보다 6백80만t 적은 2억9천1백90만t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생산량(3억5천3백만t)에 비해서는 6천만t 가량 줄어든
것이다.

유리 샤프란니크 러시아 석유산업부 장관은 러시아 전체 유정 가운데
26.4%가 가동이 중단된 상태라고 말한다.

정유소 역시 자금난으로 당초 계획(1억2천8백90만t)보다 훨씬 적은
1억4백90만t을 정제하는데 그치고있다.

러시아의 원유생산 감소는 필연적으로 우크라이나등 인접국가들에 대한
원유공급 감소를 의미한다.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러시아로서는 제때 돈을 받지 못하는 구소련권
국가들보다는 신용이 확실한 서방세계로 눈을 돌릴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회사인 개스프롬사는 지난 9월 채무변제불능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대해 가스공급을 감축하겠다고 경고했다.

개스프롬사는 이에 앞서 도네츠크 지역 마리우폴에 대한 가스 공급을
종전의 절반 수준인 일일 10만 로 감축시켰다.

하르코프 지역에 대해서는 하루평균 공급량을 종전보다 4천만 이상
줄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8월과 9월중에 가스 대금으로
러시아측에 3억4천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이중 실제로 지불한 돈은 전체의 30%에 지나지 않는다.

벨로루시공화국 역시 러시아측에 에너지 수입과 관련,1조루블의
채무를 지고 있다.

러시아당국은 벨로루시에 대해 소비재와 공산품등으로 채무를 현물
상환할 것을 제안했으나 이같은 형태의 바터 거래는 아직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상태다.

그루지야와 아르메니아등 다른 구소련권 국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여서 끊임없는 공급중단위협을 받고 있다.

< 김병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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