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고노 요헤이 부총리겸 외상은 27일오후(한국시간 28일새벽)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많은 국가들이 지지할 경우 일본은 기꺼이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에 진출하여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을 다할 용의가 있다고 선언했다.

고노 외상은 또한 "상임이사국이 되더라도 일본 헌법이 금하고 있는 무력
행사는 하지 않을 것이며 핵무기도 보유하지 않고 무기도 수출하지 않는등
계속해서 평화국가로서 행동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일본이 유엔총회에서 공식적으로 상임이사국 진출의사를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일본 외교는 큰 전기를 맞게 됐다.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은 특히 한국과 중국등이 일본의 "정치대국화"를
경계하고 있어 이들 인근 국가의 움직임에 적지않은 영향을 받게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노 외상은 또한 이날 연설에서 전면 핵실험 금지조약 협상의 조기타결을
강력히 촉구하면서 세계에서 처음으로 원자폭탄을 맞은 히로시마에서 각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핵실험금지조약 서명식을 갖자고 제의했다.

그는 연설 머리에서 일본의 국제공헌에 관한 기본방침을 설명하면서 일본은
상임이사국이 되더라도 헌법이 무력행사를 금지하고 있음을 감안해 국제
분쟁 해결에 군사력을 동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그러나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에는 적극적으로 참가하며 개발,
환경, 인권, 난민, 인구, 에이즈, 마약등 세계적인 경제.사회문제에는
현재 이상으로 공헌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노 외상은 유엔이 창설될 당시 회원국이 51개국이었으나 현재는 1백
84개국으로 증가했는데도 불구하고 안보리 구성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면서 향후 유엔의과제로서 안보리 개혁과 국제평화및 안전 유지,
사회경제 문제해결등을 들었다.

고노 외상은 끝으로 이번 총회 기간중에 안보리 개편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해 내년 50회 총회에서는 안보리 개혁에 합의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