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초 미국1,3위의 군수업체인 록히드와 마틴마리에타가 전격적으로
합병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이 미군수산업의 급속한 퇴조를
설명하는 것이며 이를 계기로 미군수업체들의 "헤쳐모이기"작업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합병은 90년대 들어와 이뤄진 미군수업체의 매수.합병중 가장
큰규모(1백억달러상당)이며,새로 생겨나는 록히드-마리에타는 세계
최대의 "백화점"군수업체가 된다.

록히드-마리에타는 매출액규모 2백30억5천만달러의 기업으로, 앞으로
F-16전투기 F-22스텔스전투기 C-130허큘러스수송기와 트라이던트2
헬파이어2 패트리어트 타이탄등의 미사일및 우주왕복선발사대등을
생산한다.

사업내용면에서 양사의 합병은 전투기와 미사일의 결합이다. 전통적으로
록히드는 전투기사업,마틴마리에타는 전자시스템과 미사일사업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양사의 합병으로 시너지효과가 생길만한 분야는 우주.
미사일사업부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록히드가 제너럴다이나믹스(GM)의 F-16전투기사업부문을,
마틴마리에타가 GM와 제너럴일렉트릭의 우주항공사업부문을 각각 매수
하면서 이들분야에 대해서는 이미 상당부분 합리화작업을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두회사는 물론 본사운영과 연구.개발부문의 단일화만으로도 많은 비용의
경비절감을 꾀할 수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이번 합병은 단순한 두회사의 결합을 넘어 미군수업계의 재편을
가속화시킬 것이란 점에 관계자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투자자문회사 라이시사의 한 분석가는 양사의 합병에 대해"평화의 배당
(냉전종식으로 인한 국방예산삭감분의 분담)이 비로소 현실화됐다"고
분석, "정부가 국방예상을 줄이고 있기 때문에 주요방위산업체들은
새로운 관계의 모색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잉사 MD사와 같은 항공기제작회사에서부터 국방전자제품
전문회사인 E-시스템스사에 이르기까지 매수.합병의 선풍에 휩싸이게
될 회사가 수십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군수업체들은 시련은 80년대말로 냉전이 끝나면서 찾아왔다. 인류에게는
"냉전종식=평화"라는 등식이 반드시 성립하지 않지만 군수업체에게
혹한기가 찾아왔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군수산업을 바로보는 시각이
바뀌기 시작했으며 미정부가 국방예산을 크게 낮춘 것이다.

미뱅커스트러스트은행의 한분석가는 앞으로도 수년동안 정부의 국방장비
구입물량이 큰폭으로 줄어들고 이의 영향으로 방산업체종사자는 오는97년
까지 50만명으로 30만명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증명하듯 미국방차관은 지난주 그동안 개발을 추진해왔던 차세대
무기목록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목록에는 록히드와 마틴마리에타가 생산하거나 전자부품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됐던 F-22전투기와 "코만치"헬리콥터도 포함돼 있다.

차세대무기계획이 취소또는 지연될 경우 수개업체가 군수산업계를
떠나야 될 것이 분명하다는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위협은 찾아오고 있다. 그동안 기관투자가들은 자구
노력을 기울이는 군수업체들의 장래성을 높이 샀지만 이제는 이들
업체들의 유동자금이 풍부해졌다고 판단,보유주식의 매각쪽으로 대세가
흘러가고 있다.

한편 일부 미국언론들은 군산복합체가 막강한 힘을 누리던 당시의
군수업체와 비교할 때 오늘날 군수업체들의 처지를 "토사구팽"의
전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박재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