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도쿄와 함께 세계3대 주식시장중 하나인 런던증시가 안팎으로 개혁
압력을 받고있다. 그 규모나 명성에 비해 수작업에 의존, 거래를 결제
하는데 3주일이 걸리는등 전반적인 거래시스템이 상당히 낙후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들어서는 런던증시의 특징중 하나인 "시장조성자(마켓메이커)"제도
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공정거래위는 이 제도가
독점금지법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외국증권업자들도
이제도의 폐기론을 전개,수세에 몰린 분위기다.

마켓 메이커제도란 일부 영국증권사들이 주식시황에 관계없이 항상 대량의
주식을 사고파는 대신 거래내용의 공개를 일정기간 유보할수 있는 권한을
갖는 일종의 특혜성 거래시스템.

마켓메이커제도에 대한 시비는 금년초 영국증시의 감독기관인 SIB가 이
제도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고서를 내면서 시작됐다. 앤드루 라지
SIB이사장은 "이보고서가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것이지 반드시 이 제도를
개혁하겠다는 의도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으나 이에 호응, 증권관련 공정
거래위가 지난6월 정보공개의 일시적 유보가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
조사에 착수, 이 문제를 개혁의 도마위에 올려놓았다.

이에대해 기득층인 시장중매인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한 관계자는 "현미경
으로 시장형성과정을 들여다 보는것 같다"며 불안감을 토로한후 "SIB가
이에 관심을 갖는 자체가 결국 거래제도를 바꾸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
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시황이 나쁠때도 손해를 감수하며 투자자들의 유동성보장을 위해
노력한 사실을 강조, 이에 따른 리스크감소를 위해 거래정보를 일시 독점
하는 것은 당연한 권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포커게임에 비유,주식거래에 미숙한 일반투자자들이 포커패를
남에게 보여주면서 게임을 하는 위험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있다며 그 공
은 인정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제도로 인해 런던증시가 그나마 인근증시
에 비해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선물거래소나 외환거래소 관계자들의 견해는 다르다. 이 제도는
거래의 투명성을 저해,파생금융상품의 값이 주가에 정확히 반영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투자자들이 런던증시에서 등을
돌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최대 생명보험회사중 하나인 스탠더드 라이프사의 딕 바필드 투자
담당이사는 "대부분 투자자들은 거래의 투명성 결여로 발생하는 비용을
알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같은 시점에 동일한 주식을 거래해도
항상 그들보다 좋은 조건에 사고파는 부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고 말했다.

그의 이같은 주장은 실증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주식거래 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1백만파운드이상 대형거래의 절반이상은 그 값이 일반인들이 공개
적으로 얻을 수 있는 가격을 웃돈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중매인들이 그만큼
이익을 봤다는 근거를 제시해주는 통계치인 이제도는 결국 런던증시의 약점
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에따라 주식이 거래된 즉시 그결과가 밝혀지는
외국증시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전한다.

실제로 인근 파리증시의 성장세는 두드러지고 있다. 이곳 증권사들은
리스크를 감수하고 주식을 구입, 시장메이커 역할까지 하고 있어 지난
상반기중 거래량이 전년동기비 67% 급증했다.

결국 런던증시는 세계금융센터란 명예를 지키며 인근증시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 변신의 노력을 해야하는 "위기"에 몰려 있는 것이다.

<브뤼셀=김영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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