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발효된지 이제 막 6개월이 지났다.

미국과 멕시코는 아직 이렇다할 중간평가서를 내놓고 있지 않지만 지난
첫학기 성적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는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아직 풀어야할 문제점이 겹겹이 가로놓여 있다며 자유무역협정에
회의적인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양론속에서 미키 캔터 미무역대표부(USTR)대표가 강조한 ''자유
무역협정이 무역을 실질적으로 증대시키고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는 것은
대체적인 흐름인것 같다.

먼저 두나라의 교역이 기대이상으로 증가했다. 올 1.4분기중 멕시코의
대미수출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2.5%가 증가한 1백12억9천만달러,
미국의 멕시코수출 역시 15.7% 늘어난 1백18억5천만달러였다.

두나라간 교역의 특징은 마킬라도라를 중심으로한 국경지대의 밀집공장
에서 미국은 원자재와 부품을 멕시코로 수출하고 멕시코는 최종 조립제품을
미국에 내보내고 있다.

품목별로는 지난 1.4분기중 미국은 멕시코로부터 7억3천만닥러어치(지난해
동기대비 48.3%증가)의 자동차를 수입, 최대수입품목이 됐다.

이는 GM 포드 크라이슬러등 소위 빅3사가 미국 인건비의 20%에도 못미치는
멕시코에 현지 조립공장을 건설, 역수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수출의 경우는 멕시코의 조립생산기지화 사회간접시설확충등에 힘입어
전기 전자 산업용기계 원자재 자동차부품이 호조를 띠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많은 미국기업들은 자유무역협정이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정치인들은 이협정을 정치적인 큰성과로 자랑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는 것이다.

관세및 비관세장벽이 어느정도 완화되고는 있지만 까다로운 원산지규정과
관세환급규정으로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규정들은 역외국들의 무임승차를 방지하기 위한 것인데 오히려
역내기업들은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또 수입급증을 우려한 멕시코가 미국산 육류등 미국식품일부의 검역.통관
결과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또하나 장애요인은 복잡한 각종 서류를 요구하는 점이다.

멕시코는 원산지증명등 통관관련 적하서류를 스페인어로 기재하기를 갑자기
요구하는 것이 그 좋은 예이다.

미노동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AFL-CIO(노동총연맹산업별회의)의
지도자들은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행정부는 오는95년까지 20만명의 신규교용창출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무역흑자를 전제로한 것이다.

그런데 수입이 큰폭으로 증가하는 현상황에서 과연 정부의 발표를 믿을수
있겠는가 라고 회의적 반응을 보인다.

두나라 사이의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후유증도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는 어깨를 맞대고 있지만 이질적인 요소가 너무나 많다.

미국 기업은 부서의 책임자가 마케팅과 세일즈등 대부분의 결정을 내린다.

재량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멕시코는 다르다. 최고 경영자의
결정이 내려야 비로소 실행에 옮겨진다. 그만큼 의사결정시간이 늦어짐은
물론이다.

이러한 기업문화의 차이는 결국 이익을 내팽개친 꼴이 됐다. 이러한
사례는 비단 코닝만이 아니다.

많은 멕시코진출기업들이 고심하는 가장 큰 부분인지도 모른다.

미국과 멕시코의 정부와 의회 관계자들은 이러한 부정적인 측면을 보완
하려 애쓰고 있다.

자유무역협정의 취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통관절차 간소화를 추진중이고
관계공무원들에 대한 재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이제 자유무역협정은 심판대 위에서 시련을 겪고 있다. 그러나 그 시련은
두나라의 현격한 경제.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이를 조화시키기 위한
산고의 진통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