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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경제가 확실한 회복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통독 경제의
회복전망에 대해 대부분 회의적 반응을 보이던 독일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서독 경제성장률이 당초 정부 예상치인 0.5-1%를 훨씬 초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독 역시 7-8%의 고성장이 확실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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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두세달 전만해도 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은 독일 정부가 내놓은 GDP
전망치를 근거 없는 희망사항 쯤으로 치부했었다. 일부 비관론자들은
서독경제는 제로 성장이 확실하다는 견해를 제시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독일경제연구소마다 잇달아 올해 서독지역 GDP
전망치를 0.7-1.6%로 상향 조정하는등 경기 회복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독일 경제연구소들의 이같은 급선회는 세가지를 근거로 하고 있다.
첫째는 수출호조고 둘째는 산업생산증가, 세째는 인플레안정이다.

노르베르트 발터 도이체방크연구소(DBR) 수석연구원은 독일경제연구소
들의 GDP 상향 조정 움직임은 수출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한다.

미국과 동남아시장의강한 회복세가 통독 경제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발터 연구원은 "서독의 대외수출이 늘고 있는 것은 유럽경기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주로 대미 수출이 기대이상의 실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가장 최근 통계치인 지난 3월중 제조업수주실적을 보면 미국등
해외시장으로부터의 주문증가에 힘입어 전달보다 2.9%(계절조정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기간중 해외로부터의 수주는 전달보다
5.8%나 증가했다.

이에따라 DBR은 올해 서독지역 GDP 전망치를 당초의 1% 미만에서 1.5%로
상향 조정했다. 95년 성장률도 1.9%에서 2.2%로 높여 잡았다.

줄리우스 바에르은행의 수석 경제연구원인 게르하르트 그레베 역시 올해
전망치를 종전의 제로성장에서 1%로 수정했다. 서독 경제를 가장 낙관적
으로 보고 있는 프랑크푸르트 소재 스위스은행 역시 올해 GDP 전망치를
1.2%에서 1.6%로 올려 잡았다.

동서독의 산업생산 증가 추이도 경제연구소들의 GDP 상향 조정에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독일경제부는 지난 1일 4월중 서독지역 산업생산이 당초 예상을 초과해
전달보다 2.5%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에비해서는
4.1%가 늘어난 것이다.

동독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서독 보다 훨씬 가파르다. 지난 3월중 동독
지역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20.1%가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3월에 비해서는
16.2%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이기간중 건설부문은 전달보다 무려 47.1%나
증가했는데 지난해 3월에 비해서는 16.2%가 늘어난 것이다.

같은기간 제조업 부문 수주 역시 전달에 비해 6.3%가 늘었으며 지난해
3월에 비해서는 10.4%가 증가했다.

독일 경제부는 올들어 동독의 산업생산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동독의 제조업부문 체질이 대폭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지속적인 인플레 안정기조는 독일 경제를 떠받쳐 주는 또다른 버팀목이
되고 있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5월중 서독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9% 상승 하는데 그쳐 지난 91년 4월이후
3년만에 처음으로 3%선 밑으로 떨어졌다.

연방통계청은 당초 5월중 소비자물가지수가 3%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독일경제전문가들은 이같은 인플레 안정기조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티트마이어 총재는 "임금이나 세금 혹은
수입가격등의 부문에서 별다른 압력이 없는한 내년에는 인플레가 더욱
낮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티트마이어 총재는 수출증가로 촉발된 독일 경제의 회복국면이 인플레
안정기조를 바탕으로 순항할 경우 이는 투자자증가라는 제2의 회복단계로
연결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IFO 경제연구소의 기업설문조사에 따르면 독일 기업들은 앞으로의 경기
전망에 대해 매우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독일 기업들은 4월중 공장수주가 큰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답했으며 이에따라 2.4분기 경기전망에 대해 매우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