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국제자동차전시회(쇼)는 자동차 제조회사와 판매업자들이 모이는
비즈니스행사지만 보통사람들에게는 훌륭한 눈요기감이자 주말의 나들이
코스로 안성맞춤이 되며 쇼핑작전의 실습장이 된다. 물론 꼬마들에게는
환상적 놀이터가 된다.

왕복 6차선의 도로를 좁아보이게 만들정도로 몰려드는 관객들은 모두가
놀이기분인에 빠져있는데 꿈의 자동차를 만져보고 잘하면 공짜로 얻을수도
있어(복권추첨이 많다) 모두가 발걸음이 가볍다.

어른은 8달러 아이는 2달러만 내면 누구나 들어가 새차를 갖는 꿈을 꾸어
볼수 있는데 특히 한국인 입장객이라면 별다른 기대를 갖지않고 전시장에
들어서도 금방 기분이 좋아지게 된다.

중앙전시장 정면 입구에 "현다이"(현대의 미국식 발음)의 차가 아름다운
색깔을 자랑하며 으젓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명한 스포츠카인 페라리 그리고 미쓰비시와 마쓰다 포드사등이 사방에
노여있는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양이 그렇게 대견할수가 없다.

자동차쇼의 첫째 목적은 시장에 나와있는 모든 차를 모아놓고 선보이는
것이다.

94년도 뉴욕 자동차쇼에는 줄잡아 약 1천가지의 차가 세계 여러나라에서
몰려들었는데 역시 미국차와 일본차의 대결장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미국의 상품전시장 어디를 가나 따라붙는 중국인이나 인도인이 보이지않는
가운데 한국의 현대만이 고군분투하고 있었고 대우 기아는 내년쯤에나 참가
할 모양이다.

자동차쇼가 재미 만점인 것은 당장은 살수 없고 만들지도 않지만 몇해후면
쏟아져 나올 미래의 차-콘셉카를 보여주기때문이다.

현대도 97년부터 시판할 계획인 HCD-11을 공개했는데 그야말로 깜찍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3인승 스포츠형의 첨단 디자인인데 이를테면 승객석쪽 문이 운전석것 보다
크고 에어백 2개, 전륜구동, 충돌방지장치 등 금방이라도 부르릉 내달릴것
처럼 보이는 환상적인 귀염둥이다.

정신없이 녹화를 하는 젊은이에게 물었더니 내달부터 저축하면 한대 살수
있지 않겠느냐며 당장이라도 계약을 할듯 서둔다.

쉬지않고 몰려드는 구경꾼들을 상냥히 맞는 리사양은 안전 편안함 값
모양의 순으로 고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귀띰해주는데 옆에 있던
돈양은 요즘 손님들이 연료효율에는 별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른 것이야 쉽게 우열을 가릴수도 없는 문제고 모두가 제눈에 안경이라고
할수밖에 없지만 가격면에서는 현대가 단연 으뜸이다.

엑셀의 기본값은 7천2백90달러. 미국차중에서 제일 싼 크라이슬러의 네온
에 비해 거의 2천달러(기본가 8천9백75달러)차이가 난다.

일본차들은 엔고때문에 죽을 맛인데 예를들어 제일 싼 혼다 시빅이
1만1천7백50달러에 이른다.

포드의 에스코트(1만5백25달러) GM의 새턴(9천9백50달러)에 비해 상당한
가격차를 보이는 셈이다.

퀸즈에 사는 대학생인 리차드군은 역시 값때문에 현대차를 찾았다며
걸프랜드와 함께 샅샅이 살펴보고 있었다.

그러나 브루클린에 사는 교포인 임병선씨의 견해는 좀 다르다.

현대차가 세련미등에서 눈에띄게 발전을 한것은 틀림없지만 아직도 외국차
들과 함께 놓고 보면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이다. 디자인과 내장면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뉴욕에 첫선을 보인 쏘나타도 시각적으로
더 크게 보이도록 해야한다는 충고였다.

한국인들이 집안식구들처럼 모여 얘기를 했는데 이들이 공통적으로 지적
하고 있는 아쉬운 점은 현대의 전시방법에 대한 것이었다.

크라이슬러의 콘셉카-엑스프레소,도요타의 렉서스등 모두가 하나같이
환상적 구성이나 색깔 또는 조명을 동원하고 차체 내부의 단면을 공개
하거나 입체적 투시등 온갖 수단을 써서 관람객의 눈과 발을 붙들어
놓고 있는데 우리의 현대는 단조롭고 평면적인 전시로 일관하고 있는게
너무나 안스럽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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